[이성필기자] '런던가는 길은 과연 비단길이 될 것인가.'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21일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12 킹스컵 노르웨이와 마지막 경기에서 3-0 대승을 거두며 1998년 이후 12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 유일한 올림픽대표로 나서 A대표팀들을 물리쳤다는 점에서 자신감이 하늘을 찔렀다. 덴마크, 노르웨이 등 유럽과의 만남에서도 주눅이 들지 않은 것은 본선 경쟁력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계기도 됐다.
고정된 선발진을 꾸리지 않겠다며 경쟁을 유도한 홍 감독의 전략도 통했다. 특히 홍명보호 출범 후 가장 큰 고민이었던 원톱 부재 해결이라는 큰 성과를 거두었다.
이번 대회에서 홍 감독은 김동섭(광주FC)과 김현성(FC서울)을 번갈아 기용하며 시험했다. 대학생 박용지(중앙대)는 주로 교체로 나서 기량을 점검받았다.
결과는 고무적이다. 김동섭은 태국과 1차전에서 수비수를 앞에 두고 기막힌 터닝 슈팅으로 골을 터뜨렸고 김현성은 3-0을 만드는 쐐기골과 노르웨이전 두 번째 골을 넣으며 결정력을 과시했다. 골 장면 모두 수비수의 몸싸움을 이겨내는 등 괜찮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홍명보호는 최전방 킬러를 놓고 고민했다. 17세 이하(U-17) 대표팀 출신 배천석(빗셀고베), 박희성(고려대), 석현준(흐로닝언) 등을 차례로 테스트했지만 홍 감독의 눈에 들지 못했다. 일본 J리그에서 유턴해 광주에 입단한 김동섭은 부상 후유증에 의한 컨디션 저하로 제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김동섭은 광주에서 한 시즌을 소화하며 7골 2도움을 해냈고 몸 상태도 정상으로 끌어올렸다. 광주 최만희 감독은 "김동섭은 욕심이 많다. 지난해 K리그에서는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조급함이 있었는데 올해는 그런 것들이 사라지니 플레이가 편안해 보인다"라며 홍명보호에서의 경쟁력이 충분함을 강조했다.
'임대 신화'를 쓰기 시작한 김현성은 지난해 대구FC에서 활짝 폈다. 2010년 FC서울에서 2년 임대로 대구로 이적한 김현성은 첫해에는 10경기 출전 1골이 전부였지만 지난해 확실히 달라지며 7골 2도움으로 비상했다. 대구에서 완전 이적에 공을 들였지만 서울은 되돌려받았다.
조금씩 기회를 얻은 김현성은 지난해 9월 홍명보호와 인연을 맺은 뒤 11월 카타르 원정에서 결정적인 헤딩 동점골로 조1위 수성에 기여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홈경기에서는 풀타임을 해내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둘의 기량 상승으로 홍명보호 원톱 경쟁은 더욱 뜨겁게 됐다. 본선 진출시 합류 가능성이 큰 지동원(선덜랜드)과 와일드카드가 유력한 박주영(아스널)이 포함될 경우 누군가는 울어야 한다. 그야말로 점입가경으로 치닫는 홍명보호 원톱 경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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