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화기자] 중성적이면서 신비로운 미모, 청춘의 싱그러움으로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사랑받아온 배우 이나영.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 영화 '아는 여자' 등으로 마니아 팬을, 유수의 CF로 대중적 인기를, '비몽', '아빠가 여자를 좋아해' 등 실험적 작품으로 도전적인 연기를 선보인 그는 누구보다 배움과 학습에 대한 열망이 큰 배우다. 톱스타라는 수식어에도 불구하고 파격적인 도전과 배우로서의 기본 자세를 잃지 않으며 연기 욕심을 끝없이 드러내 왔다.
그런 이나영에게 호기가 돼 줄 영화 '하울링'은 배우가 가진 미지의 영역을 스크린으로 끌어 올려주는 유하 감독과 최고의 연기 앙상블을 보여주는 파트너 송강호가 함께 한 작품이다.
영화의 개봉을 앞두고 만난 이나영은 "출연 안 할 이유를 찾을 수가 없었다"며 '하울링'과의 첫 만남을 설명했다.
"유하 감독님에 대한, 송강호 선배에 대한 정보는 꽤 많았죠. 작품도 많이 봤고, 주위에서 무시무시하지만 매력적인 소문들도 많이 들었어요. 배우가 가진 매력을 끄집어내는 유하 감독님과 꼭 한번 일해보고 싶었어요. 마침 나를 다잡고, 나를 다시 채우고 싶다는 그런 배고픈 마음이 있었을 때기도 했고요. 잘할 수 있어서 했다기보다 감독님이 만들어주는대로, 이 영화에 전반적으로 묻어가보자 하는 마음으로 출연하게 됐어요."
단순한 여형사 캐릭터였으면 끌리지 않았을지도 모르지만 이나영은 '은영'이라는 역할에 매력을 느꼈다. 송강호와 함께 티격태격하며 어우러짐을 만들어가고 교감하는 것도 마음을 끌어당겼다.
"저는 전작에서 많은 영향을 받는 편이에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도 '아는 여자'를 하면서 절절한 멜로 감정을 연기해 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한 작품이고, '도망자'도 그런 선상이었어요. '아빠가 여자를 좋아해'를 하고 나니 남자까지 해봤는데 못할게 뭐가 있으랴, 그리고 여성스럽고 매력적인 여자 캐릭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하울링'도 그랬어요. 여자 형사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송강호 선배가 캐스팅된 것, 오토바이를 탄다는 것도 모두 매력적이었어요."
오토바이를 타면서 큰 사고를 당하는가 하면 촬영 도중 두번이나 응급실에 실려갈 정도로 크고 작은 부상도 많았다. 대부분의 액션신을 대역없이 연기한 이나영은 "평소에도 운동을 좋아하지만 액션 연기에는 어느 정도 자신이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오토바이 사고에서는 보호장비 덕분에 큰 부상은 없었어요. 여성스러운 액션같은 건 하기 싫었어요. 범죄 수사 장르와 형사라는 캐릭터, 스토리를 방해할 것 같았어요. 액션 연기는 생각보다 잘 한 것 같은데, 어려운 건 감정 연기였어요. 주위에서 많이 조언을 해주고 은영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게 많이 도와주셨어요. 기본을 많이 배웠고 초심으로 돌아가는 느낌이었어요. 신인 때 마음처럼 많이 배우고 많이 채운 것 같아요. 굉장히 많은 것 얻어가는 그런 느낌이에요."
이번 영화에서 다나까체 대사를 하고 오토바이와 액션 연기에 도전했지만 무엇보다 인간사회에 대한 성찰과 삶에 대한 자세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 것이 가장 큰 수확이었다고 이나영은 말했다.
"새로운 걸 시도해볼수 있는 기회가 전 참 좋아요. 이래저래 경험을 해봐야 제가 무엇이 부족한지 알게 되는 것 같고요. 배우는 혹평이던 호평이던 연기를 하면서 내면에 차곡차곡 쌓아가야 하는 것 같아요."
"배우는 자기 중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항상 논란에 휘말릴 수 있잖아요. 변화가 많은 대중의 기호에 맞추는 유연함도 필요하지만 자신을 믿고 중심을 지키며 가는 것이 어렵지만 참 중요하다는 생각이에요."
영화 '하울링'에서 중성적이면서도 차분한 여형사 캐릭터를 연기한 이나영은 "좀 여성스러워져야 하나, 예쁘게 보여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웃었다. 매번 새로운 도전을 마다하지 않는 배우 이나영은 차기작에 대해 "아직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숙 작가의 '신사의 품격' 출연을 놓고 "내가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 중"이라는 신중한 대답을 내놨다.
이나영과 송강호, 유하 감독이 만들어낼 앙상블이 기대를 모으는 영화 '하울링'은 오는 2월16일 개봉한다.
조이뉴스24 정명화기자 some@joynews24.com 사진 최규한기자 dreamerz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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