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2012 넥센의 안방마님 자리는 누구 차지가 될까.
현재로서는 허도환이 가장 유력한 분위기다. 지난해 신고선수로 넥센에 입단한 후 강귀태의 2군행으로 갑자기 주전포수 자리를 맡게 된 그는 나름 임무를 잘 수행하면서 김시진 감독의 총애를 받았다.
2012 시즌 역시 허도환은 주전경쟁에서 유리한 고지에 섰다. 경쟁자인 강귀태는 연봉계약이 늦어져 스프링캠프에 합류하지 못했고 지난 31일에서야 연봉 8천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허도환화 함께 전훈지인 애리조나로 같이 떠난 포수는 3년차 이해창과 2년차 신영재, 그리고 2012 신인 지재옥이다.
1984년생 허도환은 학동초-이수중-서울고-단국대를 졸업하고 2007년 두산에 입단한 포수. 2003년 2차 전체 7순위로 지명받았지만, 대학에 진학하면서 졸업 후에야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팔꿈치 부상과 팀내 경쟁구도 속에 방출됐고, 공익근무를 마친 후 2011년 신고선수로 넥센에 입단해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정식선수로 등록된 지난해 6월부터 본격적으로 넥센의 안방마님으로 활약했다. 예상외 활약으로 9월에는 팀 자체 우수타자 상까지 받는 등 허도환은 잘 적응하면서 완전한 '넥센맨'이 됐다.
그렇지만 성적이 만족스럽지는 못하다. 자신이 시즌 중반부터 주전포수로 안방을 지켰지만 팀은 창단 후 첫 최하위를 기록했고. 공격력 역시 79경기서 타율 2할2푼3리(166타수 37안타)에 그쳤다.
하지만 허도환은 넥센에 연착륙한 사실만으로도 만족하며 아쉬움을 털어버리기로 했다. 뒤를 돌아보기보다는 그저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노력만이 현 시점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전부라는 것이다.
애리조나 전훈지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허도환은 '주전포수'라는 수식어에 쑥스러운 듯 손사래를 쳤다. 그는 "(강)귀태 형도 있고, 또 많이 부족해서 내가 주전포수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며 "그냥 경기에 내보내주면 최선을 다하려고만 생각하고 있다"고 자세를 낮췄다.
이어 허도환은 "출전하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되겠다는 생각은 없다. 솔직히 내가 진갑용 선배님같은 레벨도 아니고, 한 게임 한 게임 최선을 다할 뿐이다"며 "투수를 편하게 해주고 타자로 나가면 어떻게든 살아나가려고 노력하겠다"고 의욕을 다졌다.
방망이 업그레이드도 염두에 두고 있다. 허도환은 "타율이 (막판에) 확 떨어졌다. 박흥식 코치님과 상의를 많이 하고, 타격에 대해 계속 얘기하고 있다"며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데 그만큼 잘 되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주전포수로 활약하게 되면, 새로 팁에 입단한 김병현의 공도 받아야 하는 허도환이다. 고교 시절 김병현의 월드시리즈 우승 장면을 보면서 야구의 미래를 꿈꾸던 그에게 김병현의 팀 합류는 꿈같은 일. 그는 "(전훈지에서) 병현 선배님과 인사만 나눴다. 사실 팀에 합류할 줄은 나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꿈에도 몰랐다. 정말 놀랐다"며 "그런 대투수의 공을 받는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영광이 아니겠느냐"고 설레는 심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2012년 허도환의 목표는 구체적인 수치보다는 부상방지다. 과거 부상 경험으로 힘든 시절을 보내온만큼 허도환은 올해는 "절대로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솔직히 목표를 잡았다고 해도 다치면 모든 게 끝이다. 안 다쳐야 경기도 나갈 수 있다"며 "부상없이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면 나중에 노력한 만큼 결과도 나오지 않겠느냐"고 차분하게 시즌 목표를 덧붙였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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