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어린왕자' 구자철(23)이 아우크스부르크 임대 효과를 제대로 보여줬다.
구자철은 5일 오전(이하 한국시각) 독일 진스하임 라인-네카르 아레나에서 열린 2011~2012 독일 분데스리가 20라운드 호펜하임과의 원정경기에서 후반 16분 교체출전해 30분 정도 그라운드를 누볐다. 팀은 2-2로 비겼다.
지난 1일 원소속팀 볼프스부르크에서 임대로 아우크스부르크 유니폼을 입은 구자철은 동료들과 제대로 호흡을 맞춰 볼 시간이 없었지만 질 좋은 패스와 움직임으로 요스 루후카이 감독의 기대에 부응함과 동시에 강등권에 떨어져 있는 아우크스부르크의 구세주가 될 가능성을 보여줬다.
1-2로 뒤지던 상황에서 팀의 첫 번째 교체 카드가 된 구자철은 처진 공격수 겸 왼쪽 날개로 나서 왕성한 움직임을 보여주며 꽉 막혀 있던 공격의 윤활유 역할을 했다.
영리한 볼 간수로 롱패스로 일관하던 아우크스부르크의 공격 스타일도 바꿨다. 구자철을 거치는 패스가 많아졌다. 간결한 패스가 좌우나 중앙으로 뻗어나가면서 한결 수월한 공격이 이어졌다.
수비 가담에도 충실히 중앙선 아래로 내려와 상대의 볼을 차단하는 등 부지런한 장면도 보여줬다. 구자철의 움직임에 당황한 호펜하임은 순식간에 볼을 치고 나가는 구자철을 놓치며 거친 태클을 구사하다 라이언 바벨과 야닉 베스테르가르가 경고를 받을 정도로 힘든 경기를 했다.
앞으로의 관건은 얼마나 빨리 팀에 녹아드느냐에 있다. 동료들은 구자철의 패스를 제대로 받아내지 못해 좋은 공격 기회를 자주 놓쳤다. 서로의 움직임만 잘 파악했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경기였다. 팀 합류 후 하루 훈련을 한 것 치고는 괜찮았다.
구자철 스스로도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볼프스부르크에서 불규칙한 출전으로 신체 사이클을 제대로 찾지 못했지만 경쟁력 있는 기량을 선보이며 향후 아우크스부르크에서 중용될 가능성을 높였다.
무엇보다 허리가 약하다고 평가받던 아우크스부르크가 8위 호펜하임을 상대로 구자철이 들어온 뒤 대등한 경기를 한 점이 고무적이다. 공격포인트 없이도 패스 하나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음을 충분히 보여줬다.
아우크스부르크는 강등권인 17위에 머물렀지만 구자철의 활약으로 잔류 희망을 찾았다. 15위 헤르타 베를린(20점)은 승점 3점차에 불과하다.
한편, 함부르크의 손흥민도 교체 출전해 20분 정도 그라운드를 누볐다.
손흥민은 홈구장인 임테흐 아레나에서 열린 바이에른 뮌헨전에서 후반 25분 믈라덴 페트리치를 대신해 나섰다. 31분 골키퍼를 제치며 슈팅을 했지만 빗나가며 골로 연결하지 못했다. 그러나 괜찮은 움직임으로 조커 역할을 충실히 했다. 팀은 1-1로 비겼고 11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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