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드디어 개봉이다. LG 트윈스의 주전 포수 경쟁이 이제 막 시작했다.
LG는 11일 일본 오키나와 차탄구장에서 열린 주니치 드래건즈와의 연습경기에서 3-6으로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팽팽하게 맞서던 경기에서 막판인 8회말 집중력을 잃고 3점을 내주며 무릎을 꿇고 말았다.
그 동안의 훈련 성과를 점검하는 성격이 짙었던 이날 경기에서 무엇보다 눈길을 끈 것은 포수 마스크를 누가 쓰느냐였다. LG의 안방이 현재 무주공산인 상황이기 때문. 나성용, 조윤준, 심광호, 김태군, 유강남 등이 SK로 FA 이적한 조인성의 빈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 경기 선발 마스크를 쓴 것은 나성용이었다. 나성용은 6회까지 정재복, 신재웅, 이대환과 호흡을 맞추며 안방을 지켜 상대에게 3점을 내줬다. 이어 7회부터 조윤준이 그 자리를 물려받아 송윤준, 김기표와 배터리를 이뤘고 추가 3실점을 기록했다.
두 선수는 나란히 공격형 포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준급 방망이 실력을 갖춘 포수들이다. 이날 타석에서는 나성용이 3타수 2안타(3루타 1개) 1타점, 조윤준은 1타수 무안타 1삼진을 기록했다. 나성용은 기대대로 화끈한 방망이 솜씨를 선보였고, 조윤준에게는 타석에 들어설 기회가 한 번밖에 주어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들을 지도하고 있는 김정민 배터리 코치는 둘의 플레이를 어떻게 지켜봤을까. 김 코치의 첫 마디는 "경험이 일천한 선수들이라 역시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는 쓴소리였다.
먼저 나성용에 대해 김 코치는 "성용이는 2루 송구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진다"며 "실제 오늘 도루를 시도한 선수는 없었지만 연습 때만 봐도 송구에 자신감이 없어 보인다"고 2루 송구를 약점으로 지적했다.
이어 김 코치는 "투수가 잠깐 흔들릴 때 밸런스를 찾게하는 역할에 있어서도 부족함이 보였다"고 말했다. 이날 LG의 세 번째 투수 이대환은 5회말 등판하자마자 연속 3안타와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여기에는 투수에게 안정감을 주지 못한 나성용의 책임도 있다는 것이다.
김 코치는 조윤준에 대해서도 "투수와의 호흡이 미숙했다"며 채찍을 들었다. 2이닝만을 소화하며 나성용에 비해 출전 이닝이 적었지만 8회말 투수 김기표가 홈런 포함 집중 3안타를 허용하며 3점을 내준 데 대해 포수인 그에게도 역시 책임을 물은 것이다.
칭찬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김 코치는 5회말 나성용이 어려운 바운드의 홈 송구를 침착하게 잡아내 주자를 아웃시킨 상황을 떠올리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김기태 감독 역시 "포수들의 블로킹이 좋았다"고 두 선수에게 힘을 실어줬다.
두 선수가 팀의 첫 연습경기에 출전한 것이 주전 경쟁에서 앞서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나성용은 2년차, 조윤준은 신인이다. 김 감독은 아직 기량이 검증되지 않은 두 선수의 실전 플레이를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보고 싶었던 것이다.
연차가 짧은 만큼 아직은 보완할 부분이 많다. 하지만 가능성도 함께 보여줬다. 나성용과 조윤준이 실전을 치르며 LG의 안방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음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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