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의 임찬규가 지난해 같은 팀 선배였다 이적한 송신영(한화)에게 섭섭한 감정을 드러냈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 참가하고 있는 임찬규는 13일 LG와 요코하마와의 연습경기에 출전하지 않고 관중석에서 지켜봤다. 옆 자리에는 대졸 신인 최성훈이 자리하고 있었다.
최성훈은 LG 입단 뒤 임찬규보다 잘 던지겠다는 의욕을 나타냈던 선수. 임찬규가 고등학교를 마치고 곧장 프로에 뛰어들었기 때문에 나이는 최성훈이 더 많다. 동생 임찬규보다는 잘 던져야하지 않겠냐는 것이 최성훈의 생각이다.
최성훈의 이야기를 듣던 임찬규는 "다들 나를 가만히 안 놔둔다"며 "(최)성훈이 형도 그렇고 (유)창식이는 대놓고 연봉 이야기까지 했더라"고 신진급 선수들 가운데서 넘어야 할 대상으로 자신이 지목되고 있는 상황에 투정을 부렸다.
드래프트 전제 1번으로 입단한 유창식(한화)은 전체 2번으로 LG에 지명받은 임찬규와 프로 입단 동기다. 지난해에는 9승을 거둔 임찬규가 1승에 머문 유창식에 완승을 거뒀다. 연봉도 임찬규가 2천400만원에서 8천만원으로 수직상승한데 반해 유창식은 동결(2천400만원)되는데 그쳤다. 이에 유창식이 올 시즌에는 성적은 물론, 연봉에서도 임찬규를 앞서겠다고 의욕을 내보인 것이다.
유창식의 이야기는 어느새 송신영으로 이어졌다. 송신영은 지난해 시즌 도중 넥센에서 LG로 트레이드 된 이후 임찬규와 각별한 선후배 사이로 지냈다. 고참급인 송신영은 자신을 잘 따르는 신인 임찬규에게 여러가지 조언을 해줬다.
그러나 송신영은 올 시즌을 앞두고 FA 자격으로 한화로 이적했다. 이후 송신영은 임찬규에게 그랬듯, 소속팀 후배가 된 유창식을 살뜰히 챙기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오고 있다. 임찬규로서는 충분히 섭섭할 수 있는 상황이다.
임찬규는 "요즘엔 문자를 보내도 답장도 잘 안해주신다"며 "'선배님 커브가 잘 안들어갑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고 물어보면 한참 있다가 '어 잘 지내냐'라고 답장이 온다. 커브에 대한 대답은 없다. 이젠 독학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임찬규는 "봉중근 선배님도 커브를 잘 던지신다. 김광삼 선배님한테 배워도 된다"며 자신도 스승(?)을 바꾸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벌써 봉중근에게는 체인지업을 던지는 요령을 전수받았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는 것이 프로세계의 현실이다. 임찬규도 어제의 스승을 이제 적으로 상대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됐다. 임찬규는 새로운 스승을 구함으로써 태연히 현실에 대처하고 있다.
조이뉴스24 오키나와=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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