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화기자] 미국 유명 메탈밴드 '에반에센스(Evanescence)'의 의 첫 내한 공연이 성황리에 진행됐다.
지난 17일 오후 서울 광장동 악스홀에는 록 밴드 에반에센스 라이브 무대를 감상하기 위해 1천 여명의 관객이 운집했다.
평일 저녁임에도 불구하고 일찌감치 공연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강추위 따위는 강렬한 록 사운드로 녹여버리겠다는 듯, 뜨거운 열정과 기대감으로 한껏 부푼 설렘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또한 관객석 사이사이에는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이 눈에 띄어 새삼 에반에센스의 글로벌한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에반에센스는 여성보컬인 에이미 리(Amy Lee)를 중심으로 결성된 미국의 5인 혼성 뉴 메탈밴드. 2003년 발매한 첫 정규앨범 '폴른(Fallen)'은 미국에서만 800만장이 넘는 판매량을 기록하며 큰 대중적 인기를 얻었고 빌보드 앨범차트에 106주간이나 머무는 놀라운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첫 앨범의 성공으로 2004년 그래미 어워드에서 최우수 신인 아티스트상과 최우수 하드 록 퍼포먼스상을 수상했으며 2006년 두 번째 정규앨범 '디 오픈 도어(The Open Door)'는 발매되자마자 빌보드 앨범 차트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5년의 공백을 깨고 2011년에 발매한 세 번째 정규앨범 '에반에센스'는 재정비한 밴드 멤버들과 함께 이전의 앨범보다 더욱 감각적이고 강렬한 사운드를 선보였다. 기존의 안정적인 사운드를 벗어난 그들의 새로운 시도는 평단에게 '과거의 음악보다 한층 더 발전했다'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본 공연에 앞서 오프닝 밴드인 영국 록 밴드 '부쉬(Bush)'가 먼저 무대의 포문을 열었다. 너바나, 펄 잼의 계보를 잇는 얼터너티브 밴드 부쉬는 파워풀한 사운드 속에 편안하고 간결한 비트와 멜로디를 선보였다.
부쉬는 지난해 10년 만에 발표되자마자 빌보드 록 음악 차트 1위를 석권했던 최근 히트곡 '사운드 오브 윈터(Sound of Winter)'를 비롯, '컴 다운(Comedown)', '머신헤드(Machinehead)' 등 이전 앨범의 노래들까지 다양하게 들려주었다.
특히 보컬 Rossdale은 무대 아래로 직접 내려와 관객들과 악수를 나누고 그들 가까이에서 눈을 맞추며 노래를 부르는 등 화려하고 열정적인 퍼포먼스로 많은 환호를 자아냈다.
부쉬의 공연이 끝나고 20여 분의 인터미션이 지나간 후 잠시 정적이 흐르더니 드디어 어두운 조명, 웅장한 사운드와 함께 첫 곡 '왓 유 원트(What you want)'로 에반에센스의 공연이 시작됐다.
타이트한 블랙 가죽의상과 스모키한 메이크업으로 등장한, 보컬이자 프런트우먼 에이미 리는 고혹적이고 신비로운 목소리로 단숨에 관객을 압도하였다. 특히 현란한 기타리프에 맞춰 검고 긴 생머리를 위아래로 격렬히 흔들 때는 섹시한 카리스마마저 느껴지기도 했다.
'고잉 언더(Going Under)', '디 아더 사이드(The Other Side)' 등의 어둡고 파워풀한 음악들의 향연이 끝나고 무대 중앙으로 이동한 그랜드피아노 앞에 앉은 에이미 리는 잠시 숨 고르는 시간을 가지자는 듯 피아노 연주와 함께 '로스트 인 파라다이스(Lost in Paradise)', '스위밍 홈(Swimming Home)' 등의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멜로디의 노래를 부르며 지금까지의 분위기와는 다른 감성적인 매력을 선보였다.
악스홀의 공기를 휘감던 차분하고 애절한 목소리의 잔상이 사라지기도 전, 익숙한 전주가 흘러나오자 그 여느 때보다 열광적인 함성이 쏟아졌다. 에반에센스의 메가 히트곡인 '콜 미 웬 유 아 소버(Call Me When You're Sober)'와 '브링 미 투 라이프(Bring Me to Life)'를 열창하는 에이미 리의 노래를 들으며 관객들 역시 한 목소리로 크게 따라불렀다.
무대에 선 뮤지션과 관객이 하나의 소리로 교감하는 아름다운 광경으로 마지막을 장식하며 총 14곡의 노래를 선보인 에반에센스는 앵콜곡으로 '마이 이모틀(My Immortal)'을 부른 후 "감사합니다"라는 한국말 인사로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공연을 마무리했다.
열정과 감동을 함께 선사해 준 에반에센스의 공연은 음향, 무대장치, 관객호응 등 다양한 면에서 수준급을 보여줬으나 보컬 에이미 리가 감기로 인해 고음에서 수 차례 음 이탈을 하는 등 저조한 컨디션으로 무대에 임한 것과 오프닝 밴드 부쉬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 60여 분의 짧은 공연시간 등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조이뉴스24 정명화기자 some@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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