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롯데 유격수 문규현은 여유롭다. 자신이 지키고 있는 주전 유격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는 선수들이 있지만 자신감이 넘친다. 지난 시즌의 경험이 문규현을 더욱 성장시켰고, 이제 그는 어느새 확실한 주전의 모습으로 우뚝 섰다.
2012 시즌 롯데는 여러모로 불안정한 상황이다. 장원준과 이대호의 이탈로 인해 투타에 보완해야 할 일이 산더미고, 양승호 감독은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이를 메우기 위해 골머리를 앓았다. 현재는 베스트 라인업으로 연습경기를 치르며 본격적인 옥석가리기에 돌입한 시점이다. 때문에 롯데는 기회를 잡기 위해 눈빛을 번득이는 선수들로 넘쳐난다.
주전 유격수 자리도 문규현이 장담할 수 없다. 양승호 감독은 "작년 주전이 올해 주전일 것이라는 법이 있느냐. 잘 해야 주전"이라고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문규현을 위협하는 후보가 바로 올해 입단한 대졸 신인 내야수 신본기다.
신본기는 캠프 기간 동안 탄탄한 수비력으로 양 감독에게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고, 현 분위기라면 개막 후 분명히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신본기의 포지션. 대학 시절 주로 유격수로 뛰었던 신본기는 내야 전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멀티요원으로 양승호 감독은 유격수와 2루수 백업요원으로 그를 고려하고 있다.
문규현으로서는 반가울 리 없는 소식이다. 2002년 입단한 베테랑 선수로 지난해야 두각을 나타낸 문규현은 그야말로 '늦깎이 스타'다. 박기혁의 입대 공백으로 인해 주전유격수 자리도 2011년에 처음 맛봤다.
거센 도전을 받고 있지만 문규현은 당당하다. 밀려나면 당장이라도 주전 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보직을 지켜낼 자신이 있는 것이다. 또 지난 한 시즌의 경험이 마음의 여유로움을 찾아줬고, 좀더 멀리 볼 수 있는 시각을 갖게 해줬다.
문규현은 "작년하고는 다르다. 작년엔 불안하고 긴장됐지만, 올해는 편안하게 내가 해야 할 일만 하고 있다"며 "작년에는 많이 보여줄려고 경쟁을 벌였고, 그것이 참 힘들었다. 방심하지는 않지만, 올해는 여유가 생겼고 많이 편안하다"고 싱긋 미소를 지었다.
특히 신본기의 존재로 인해 벌어질 주전경쟁에 대해서는 "전혀 긴장하지 않는다. 내가 긴장할 필요가 뭐가 있느냐, 자신있다"고 주먹을 불끈 거머쥐었다.
2012년 롯데 스프링캠프서 문규현은 예전의 주눅든 백업선수가 아니었고, 어엿한 주전으로서의 카리스마를 내뿜고 있었다. 문규현은 확실히 당당해졌다.
조이뉴스24 가고시마(일본)=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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