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한국 무대 출격을 준비 중인 김병현(넥센)에 대한 공통적인 시선이 있다. 상대팀 선수들과 심판들까지도 모조리 같은 의견이다. '지독한 연습벌레'라는 것이다.
김병현은 일본 가고시마에서 실시 중인 넥센의 2차 스프링캠프에서 동료 투수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현재는 불펜피칭으로 50개 정도를 소화할 수준까지 끌어올린 상태로 김시진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최대한 신중하게 그의 컨디션을 점검하고 있다. 조금의 부상이라도 투수의 경우 최소 2주간의 체크기간이 필요해 구단 측은 5월 중순 이후로 그의 등판시기를 여유롭게 잡아놨다.
그런데 김병현은 오히려 거리낌없이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 1차 스프링캠프 때부터 아침 7시30분에 혼자 나와 워밍업을 하면서 다른 선수들의 출근(?)을 기다릴 정도로 열의를 보였고, 이런 불같은 훈련 욕심은 가고시마에서도 다르지 않다.
김시진 감독은 내심 걱정을 하면서도 "(김)병현이 같은 고참선수가 그런 모습을 보여주면 후배들은 다 따라오게 돼 있다"고 흐뭇함을 감추지 못한다. 모 신인 선수는 "정말 열심히 훈련하신다"고 놀라움까지 표현했다.
이는 다른 팀 선수들도 다르지 않다. 28일 넥센은 롯데와 가모이케 구장에서 연습경기를 치렀다. 선발출장자 외의 대기 선수들은 덕아웃에서 응원과 함께 교체준비를 하곤 하지만, 당일 출전 계획이 없는 투수조 선수들은 대부분 흩어져 삼삼오오 모여 관전한다. 그 중 이용훈과 송승준은 포수 뒤 본부석에 앉아 양 팀 투수들의 구질을 평가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와중에 이들은 김병현 얘기가 나오자 "말도 마라"고 손사래를 쳐 눈길을 끌었다. 이용훈은 "병헌이처럼 훈련하는 선수는 처음 봤다. 엄청난 녀석이다. 예전에 한 번 방에 들어가본 적이 있는데 혼자서 침대에 다리를 올리고 팔굽혀펴기를 하고 있더라"며 "물어보니 밥먹고 심심해서 하고 있었다는데 할 말을 잃었다"고 옛 일을 회상했다. 송승준 역시 "할 게 없으면 팔굽혀펴기 200개를 한다"고 거들었다.
전지훈련을 겸해 넥센-롯데의 연습경기를 판정하고 있던 심판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모 심판은 "병현이가 지독하다는 건 다 아는 얘기"라며 "그래서 그런지 지난 번 불펜피칭을 봤는데 볼끝이 다르더라"고 '핵잠수함'의 부활을 예고했다.
'김병현은 지독한 연습벌레다.' 이는 현재 가고시마에 있는 야구관계자들의 공통된 평가다.
조이뉴스24 가고시마(일본)=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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