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앞으로 많이 험난할 것 같다."
어렵게 최종예선 티켓을 받아들고도 최강희 축구대표팀 감독의 얼굴은 무표정했다. 기쁨보다는 앞으로 본선행을 위해 어떤 일을 할지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 보였다.
한국은 29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쿠웨이트와 최종전에서 2-0으로 승리하며 조1위를 차지, 2위 레바논과 함께 최종예선에 진출했다.
후반 20분 이동국(전북 현대), 26분 이근호(울산 현대)의 연속골로 승리를 얻었지만 사실 쉽지 않은 경기였다. 슈팅수 11대16, 코너킥 2대5 등 전반적으로 밀렸다. 골이 터진 뒤에야 한국이 주도권을 가져올 정도로 힘든 한 판이었다.
최강희 감독은 경기 후 대표선수 조기소집에 흔쾌히 응해준 프로축구연맹 총재, 구단, 감독들에게 두루 고마움을 표시하면서 "앞으로 큰 틀에서 잘 준비하겠다"라고 말했다.
경기 주도권을 내주고 이동국-박주영(아스널) 투톱이 잘 통하지 않았던 부분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분석했다. 최 감독은 "쿠웨이트가 우리 수비 뒤로 침투하는 움직임이 좋았다. 우리가 너무 뒤처지면서 미드필드를 내줬다. 상대가 강하게 나왔지만 집중력이 떨어지는 시간에 득점할 수 있었다"라고 평했다.
골을 넣은 이동국 칭찬보다 박주영 걱정이 더 컸던 최 감독은 "이동국도 처진 공격수를 소화할 수 있다. 경기 중 언제든 서로 자리를 바꿔보라고 했다. 이근호-한상운도 마찬가지였다"라며 "앞으로 경기를 계속하면 좋아질 것이다. 무엇보다 이틀 전 귀국해서 90분을 소화하는 것이 힘든데 대표팀에서 희생하겠다는 생각으로 뛴 것을 높게 평가한다"라고 전했다.
향후 대표팀 운영 방안에 대해서는 큰 틀에서 다시 점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K리그 시즌 시작을 앞두고 선수들의 경기 감각이 떨어져 애를 먹었었다는 최 감독은 "앞으로 많이 험난할 것 같다. 이번처럼 긴 시간 훈련할 수 없는데 그런 것들을 고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선수들의 경기 감각이 떨어진 상태라는 특수성을 강조하며 "시즌을 시작하는 오픈경기처럼 했다. 앞으로 시즌 시작 후 경기가 진행되면 감각이 충분히 올라올 것이다. 하지만, 짧은 (소집) 시간에 전력을 극대화시키는 것이 어려움으로 작용할 것 같다"라고 진단했다.
대표팀의 문을 활짝 열겠다고 선언한 최 감독은 "누구나 능력이 되는 선수라면 언제든 올 수 있어야 한다. 앞으로 3개월이라는 시간이 있다"라고 여유를 보이면서 "오는 8월 올림픽이 끝나면 젊은 선수까지 망라해서 대표팀을 뽑을 수 있을 것이다. 충분히 준비하겠다. 좋은 선수가 많다"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조이뉴스24 상암=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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