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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수 감독의 '상금 2만엔'에 숨은 의미


[한상숙기자] '오늘은 누가 2만엔의 주인공이 될까?'

연습경기를 앞둔 SK 선수단의 관심사다. 이만수 감독은 일본 오키나와 캠프서 실시하고 있는 연습경기 승리 시 수훈선수 두 명을 선정해 각각 2만엔(약 27만원)의 상금을 수여하고 있다. 매 경기 투수와 타자 MVP로 선정된 두 선수는 이 감독으로부터 그 자리에서 2만엔을 받는다.

물론 이 감독만의 수상자 선정 기준이 있다. 결승타를 친 선수나 승리 투수를 무조건 MVP로 뽑지 않는다. 이 감독이 늘 강조하는 세 가지, '기본-집중-팀' 정신을 보여준 선수가 상금의 주인공이 된다.

2일 경기에서도 그랬다. SK는 2일 삼성과의 연습경기서 김강민의 2타점 결승타를 앞세워 4-3 역전승을 거뒀다. 그러나 김강민은 상금 2만엔을 받지 못했다. 이 감독은 김강민 대신 야수 김성현과 투수 임치영을 이날의 수훈 선수로 꼽았다.

이 감독은 "2-2로 맞선 7회초 무사 1루서 조 알바레즈 코치가 김성현에게 타격 사인을 줬다. 그런데 김성현이 팀을 위해 세이프티 번트를 댔다. 그것도 3루 방향으로 기가 막히게 잘 댔다. 김성현의 활약으로 무사 2, 3루가 됐고, 이후 김강민의 2루타가 터져 4-2가 됐다"고 결승 득점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이 감독은 "누가 봐도 오늘의 MVP는 결승타를 친 김강민이다. 그러나 나는 팀을 위해 희생한 김성현을 주목했다"고 덧붙였다.

임치영은 김태훈-이영욱에 이어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해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이 감독은 "신인답지 않은 배짱 있는 투구가 마음에 들었다. 앞으로도 잘 하라는 의미로 상금을 수여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삼성전서도 선발 등판한 로페즈가 3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상금은 박종훈에게 돌아갔다. 이날 이 감독은 로페즈에게 "네가 MVP지만, 너는 '리치맨'이다. 상금을 박종훈에게 주려고 하는데 어떨까?"라고 웃으며 물었고, 로페즈는 흔쾌히 "좋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저연봉 선수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려고 한다. 의욕을 갖고 올라와야 하는 선수들이기도 하다. 캠프 막바지면 용돈이 떨어질 시기 아닌가. 큰돈은 아니지만 상금 덕분에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다"면서 흐뭇해했다.

"동료 앞에서 상금을 받으며 박수 받는 것만으로도 젊은 선수들에게는 큰 힘이 될 수 있다. 이들이 자신감을 얻어 다음 경기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이 감독이 매일 지갑을 여는 이유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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