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이대호(오릭스, 30)는 '노력형'보다는 '천재형' 선수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타고난 운동 신경을 바탕으로 컨디션에 따라 훈련 스케줄을 조정한다. 하루에 절반 이상을 훈련에 투자하는 보통 선수들과는 확실히 다르다.
일본에서도 이런 이대호의 훈련량이 화제가 되고 있다. 오릭스 선수들은 이대호를 '훈련 안 하는 선수'로 인식하고 있다. 새 팀에 적응을 마친 후로 이대호는 그 날 컨디션에 맞춰 자신이 계획한 훈련을 끝내면 미련없이 운동장을 떠난다. 이후에는 충분한 휴식으로 체력을 보충한다. 늦게까지 남아 방망이를 돌리는 다른 선수들에게는 생소한 모습이다.
갑자기 훈련량을 늘린다고 실력이 좋아지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이대호는 최근 페이스 조절에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 진출 첫해라고 눈도장을 받기 위한 초반 무리한 운동은 오히려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죽도록 연습해도 안 되는데, 이대호는 왜 이렇게 잘하나? 놀면서 해도 우리보다 낫다." 이대호를 바라보는 오릭스 타자들의 푸념이다.
하지만 '천하태평 이대호'가 그를 대한민국 최고의 타자로 만든 것은 아니다. 스스로 생각할 때 타격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이면 이대호는 숙소에서 홀로 배트를 돌린다. 20분에서 30분 동안 100개 이상의 스윙 훈련을 하면서 타격감을 되찾기 위해 노력한다. 개인 훈련을 마친 뒤에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경기를 준비한다.
그리고 이렇게 나홀로 훈련한 다음날이면 어김없이 안타가 나왔다. 일본 진출 후 연습경기 10경기서 보여준 19타수 13안타 타율 6할8푼4리의 기록은 그저 쉽게 만들어지지 않았다.
조이뉴스24 오사카=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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