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일본 진출 첫해 성공 비결, 타격 못지않게 수비도 중요하다.
이대호(오릭스)는 시범경기에 주로 4번타자 1루수로 출전하고 있다. 이는 정규시즌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오릭스의 오카다 감독은 이대호를 4번에 두고 T-오카다와 아롬 발디리스를 번갈아 앞뒤로 배치하는 타선을 사실상 확정했다.
이대호의 타격 성적은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경이로운 타격 7관왕에 오르는 등 방망이로 한국야구를 평정한 이대호는 일본 진출 후에도 고감도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다.
스프링캠프 기간 연습경기에서는 7할에 육박하는 타율로 타격의 정확도를 과시했다. 시범경기 들어서는 8일 현재 3경기서 8타수 2안타 타율 2할5푼. 안타는 두 개 뿐이지만 모두 2루타로 서서히 장타력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여기에 기다리던 홈런도 추가됐다. 시범경기 휴식일인 8일 고베시 홋토못토 필드에서 열린 세이부와의 연습경기서 투런포를 날린 것이다. 비록 정식 시범경기가 아닌 연습경기였지만 일본 진출 후 처음으로 때려낸 홈런이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일이다. 일본 언론도 "(한국에서) 두 차례 타격 3관왕을 차지했던 이대호가 일본 진출 후 첫 홈런을 날렸다"고 보도하며 관심을 보였다.
이대호는 4번타자이자 1루수이기도 하다. 그 때문에 수비 능력도 높은 관심거리다. 만약 일본리그에서 요구하는 수준의 수비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지명타자로 나서야 하고, 아무래도 출전에 제약이 있을 수 있다.
이전까지는 문제가 없었다. 이대호는 연습경기와 시범경기를 치러오면서 별다른 실수없이 완벽하게 1루를 지켰다.
이대호는 경기 전 훈련 때도 누구보다 성실하게 수비 훈련을 소화했다. 불규칙하게 날아오는 공을 유연하게 받아내는 이대호의 모습에 여기저기서 "나이스"라는 외침이 들리기도 했다.
그러나 8일 경기서는 작은 실수가 있었다. 1회말 투런 홈런을 때린 뒤 맞은 3회초 수비 때 1루로 날아오는 직선타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손을 뻗었지만 공은 글러브 밑으로 빠져 우익수 앞까지 날아갔고, 우익수가 재빨리 공을 잡아 2루로 던졌으나 주자는 세이프됐다.
경기를 지켜보던 한 일본 기자는 이대호의 수비에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의아해했다. 쉽게 처리할 수 있었던 공을 놓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시즌을 치르다 보면 언제든 나올 수 있는 실수다. 그러나 큰 관심 속에 일본 무대에 발을 들여놓은 이대호에게는 더 냉정한 잣대가 적용될 수 있다.
수비도 타격 못지않게 중요시하는 일본 야구의 특성을 잘 파악해야 한다. 그동안 일본에 진출했던 한국 타자들이 타격이 아닌 수비 때문에 질타를 받으며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기억이 많다. 외국인선수인 이대호는 수비에 더욱 세심한 주의를 할 필요가 있다.
조이뉴스24 고베(일본)=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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