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티모어 스카우트, 국내 아마야구장서 쫓겨난다

[권기범기자] 이제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 스카우트는 고교야구장에 출입하지 못한다.

대한야구협회(KBA)는 공식징계를 통해 고교야구 주말리그가 개막된 17일부터 협회 주최 경기가 열린 모든 구장에 볼티모어 스카우트의 출입을 금지했다.

서울 구의구장 사무실 옆에는 고교야구 주말리그 안내 포스터와 함께 'MLB 볼티모어 스카우트 출입금지(This Stadium is off-limits to scouts from Baltimore Orioles.)'라는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특정 미국 구단의 스카우트가 출입 금지된 것은 한국야구 사상 처음이고 세계 야구사에서도 유례를 찾기 어렵다.

KBA는 메이저리그 사무국 버드 셀리그 커미셔너에게 고교 2년생이었던 대구 상원고 좌완 김성민을 볼티모어 구단이 계약한 것에 대해 항의와 함께 해명, 그리고 재발 방지에 대한 약속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으나 메이저리그의 공식 답변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구의구장에서 열린 공식 개막전에 참석해 시구를 한 대한야구협회 강승규 회장은 "국가 간 야구 기구의 마찰은 큰 틀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고칠 것은 고치고 넘어가야 하며, 잘못된 것은 반드시 시정해야 한다"고 협회의 단호한 방침을 밝혔다.

개막전인 17일에도 서울 구의구장 등에는 메이저리그 각 구단 스카우트들이 스피드건을 들고 나와 선수들을 살피고 있었다. 한 스카우트의 경우, KBA가 확인 결과 볼티모어가 아닌 S구단이어서 퇴장 당하지 않았다.

이번 조치는 야구협회가 주관하는 아마 대회에만 해당하는 것으로,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관장하는 프로야구와는 무관하다. 볼티모어 스카우트들은 홈경기를 주관하는 구단들의 재량에 따라 국내 프로야구장 출입은 여전히 가능하다.

한편 야구협회는 아시아야구연맹(BFA) 차원에서 일본, 대만에 프로·아마 기구 대표가 모두 참여하는 6자 회의를 개최하자고 제안한 상태다. 메이저리그의 무차별 스카우트에 대한 공동 대응과 야구의 올림픽 재진입을 위해 함께 논의하자는 취지로 현재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