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지난해 일본 J리그 챔피언에 오른 가시와 레이솔은 팀 역사에서 한국인 선수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꽤 컸다. 1999년 홍명보(올림픽대표팀 감독)를 시작으로 2000~2001년 황선홍(포항 스틸러스 감독), 유상철(대전 시티즌 감독) 등이 합류하면서 가시와는 제1의 황금기를 누렸다.
1999년 나비스코컵 우승을 시작으로 2000년 후기리그 2위 등 나쁘지 않은 성적을 냈다. 홍명보는 1999~2001 시즌을 뛰며 11골을 넣는 등 '아시아의 리베로'다운 능력을 뽐냈다.
자연스럽게 가시와 팀내에서는 한국 선수에 대한 이미지가 좋은 편이다. 박건하(올림픽대표팀 코치), 최성국 등이 거쳐갔고 지난해에는 박동혁(다롄 스더)이 활약했다. 일본 대표팀에 승선하며 활약중인 이충성이나 북한 대표팀의 안영학도 팀의 한 축으로 자리하는 등 인연이 깊은 팀이다.
아직 주전으로 자리를 잡지 못했지만 또 한 명의 한국인 선수가 가시와에서 비상을 꿈꾸고 있다. 중앙 수비수 권한진(24)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 여름 가시와 유니폼을 입은 권한진은 공격과 수비가 동시에 가능한 자원이다. 경희대 재학 시절 대학 무대에서는 알아주는 공격수로 이름을 날렸다. 187㎝의 우월한 신장으로 수비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종종 수비수로도 출전했다.
한국과 일본 대학 대표의 교류전인 덴소컵에도 출전하는 등 재능을 인정받았다. 2008년 경희대의 U리그 우승, 2011년 대학춘계연맹전 준우승을 이끌었다.
가시와에서는 아직 1군 무대 공식 데뷔전을 치르지 못했다. 그러나 가시와 팬들은 홍명보를 떠올리며 그에게 "제2의 홍명보가 되라"고 격려하고 있다. 가시와 수비진 중 가장 큰 신장에 서글서글한 외모까지 갖춰 특히 여성팬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전북의 이흥실 감독대행과는 마산공고 시절 사제의 연을 맺은 적이 있다. 21일 전북-가시와전서 선발로 골문을 지켰던 이범수(22)와 권한진은 대학 졸업 시절 함께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지난 20일 팀 훈련을 마치고 만난 그는 "J리그 등 다른 무대에 도전해보고 싶은 욕구가 컸다. 지금 심정은 신인 선수와 다를 바 없다. 제2의 홍명보가 되는 것이 목표다"라며 의욕을 나타냈다.
가시와는 J리그 내에서 훈련량이 가장 많은 팀으로 꼽힌다. 권한진은 훈련마다 주어진 시간을 모두 활용하고 있다. 거의 마지막에야 훈련장을 빠져나올 정도로 인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올해 가시와가 챔피언스리그 출전 등으로 많은 대회를 소화해야 해 이른 시일 내 데뷔전을 치를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가시와의 가와하라 마사키 홍보부장도 "권한진은 팬들이 좋아하는 선수다. 실력이 괜찮아 넬싱요 밥티스타 감독이 눈여겨 보고 있다. 예의도 바르고 성실해서 팀 동료들도 좋아한다"라고 설명했다.
권한진은 "가시와는 한국인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경쟁에서 반드시 살아 남겠다. 당장은 아니지만 내 실력을 보여주면서 브라질 월드컵(대표 출전)도 꿈꾼다"라고 야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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