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역시 경험이 축적된 클래스는 달랐다.
인천 유나이티드가 개막 후 3연패 사슬을 끊었다. 설기현이 두 골을 터뜨리며 '단두대 매치'의 히어로가 됐다. 김남일은 칼날 패스로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인천은 24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4라운드 대전 시티즌전에서 2-1로 이겼다. 설기현은 새 홈구장 첫 골의 주인공까지 되며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양팀 모두 3연패를 기록중이라 1승은 절실했다. 올해 스플릿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패하는 팀은 승점을 얻지 못함과 동시에 강등권으로 내몰릴 상황이어서 죽기 살기로 뛰어야 했다.
전반전은 탐색전이었다. 미드필드에서 주도권 싸움이 벌어졌고 슈팅도 쉽게 나오지 않았다. 대전은 이른 시간 선수 교체를 단행했다. 장신 공격수 케빈 오리스가 허리에 이상을 느껴 남궁도가 대타로 들어갔다.
20분 인천 정인환이 골지역 정면에서 오버헤드킥으로 골을 노렸지만 최현 골키퍼의 펀칭으로 선제골 기회를 날렸다. 그래도 희망을 찾은 인천은 미드필더 이보와 측면 공격수 김재웅이 간헐적으로 슈팅을 시도하며 골을 노렸다.
전반을 무득점으로 마친 양팀의 정적은 후반 8분 인천에 의해 깨졌다. 김남일이 중앙선 오른쪽에서 길게 전진패스한 것을 설기현이 수비 뒷공간으로 파고들어 볼을 잡아 왼발로 골망을 흔들었다.
마치 2002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열렸던 프랑스와의 평가전에서 박지성의 골에 김남일이 패스했던 장면을 연상시킬 정도로 깔끔했다. 설기현의 골이 터지자 인천 허정무 감독은 마치 월드컵에서 첫 승을 한 것처럼 기뻐했다.
선제골 이후 인천의 기세는 계속됐고 16분 김재웅이 페널티지역 안으로 돌파하다 허범산의 파울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설기현이 가볍게 성공하며 순식간에 2-0이 됐다.
그러나 대전은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18분 정경호를 투입하며 공격에 변화를 줬고 22분 수비에 맞고 흘러나온 볼을 허범산이 순식간에 달려들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왼발로 만회골을 터뜨렸다.
인천은 25분 김남일을 빼고 손대호를 투입해 미드필드를 두껍게 하며 수비를 강화했다. 대전도 28분 숨겨둔 무기 황명규를 내세워 동점골을 노렸다.
이후 양팀은 공수를 오가며 치열한 한 골 싸움을 벌였지만 정확도 부족으로 더 이상의 골은 터지지 않았다. 인천이 첫 승을 챙기며 웃었고 대전은 4연패에 빠지며 꼴찌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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