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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 신화' 써가는 구자철, 지금 이대로~


[이성필기자] 180도 달라졌다. 벤치에서 출전 걱정을 하던 시절은 온데간데없다.

'어린왕자' 구자철(23, 아우크스부르크)이 임대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다. 불과 석 달 전 볼프스부르크에서 제 포지션을 찾지 못해 헤매던 기억은 잊혔다.

구자철은 7일 분데스리가 최강인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시즌 4호골을 넣으며 농익은 기량을 선보였다. 전반 23분 악셀 벨링하우젠의 낮은 패스를 놓지치 않고 슈팅해 골망을 흔들었다. 분데스리가 최고의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의 가랑이 사이로 빨려 들어가는 완벽한 슛이었다. 팀은 비록 1-2로 패했지만 구자철 개인은 너무나 빛났다.

겨울 이적시장 마감일인 지난 1월 마지막날 구자철은 아우크스부르크로 6개월 단기 임대됐다. 팀을 옮겼어도 그에 대한 전망은 밝지 않았다. 볼프스부르크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떨어지는 아우크스부르크인데다 강등권을 오르내리던 팀 사정을 고려하면 비관론이 우세했다.

그러나 구자철은 기회를 잘 활용했다. 롱패스 중심의 팀 스타일에 패싱게임이라는 양념을 집어넣으며 자신이 주축이 되는 팀으로 만들었다. 모든 볼이 자신을 거쳐가면서 경기를 조율하는 능력까지 장착했다.

볼프스부르크에서는 22경기에 나서 한 골도 넣지 못했지만 아우크스부르크에서는 어느새 '강등권 탈출 구세주'로 자리잡고 있다. 이날 뮌헨전에서 패하기 전까지 3승3무로 무패행진을 달리며 1부리그 잔류에 대한 희망을 이어갔다. 구자철이 오기 전 아우크스부르크의 성적은 3승7무9패였다. 구자철 이적 후 성적은 3승5무2패로 승점을 버는 경우가 늘어났다.

구자철이 물 만난 고기처럼 날아다니는 것은 요스 루후카이 감독의 전술적 활용과 잘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구자철은 볼프스부르크에서 처진 공격수나 측면 공격수 등 다소 맞지 않은 옷을 입고 헤맸다. 동료들의 패스도 잘 오지 않아 고립되기가 다반사였다.

펠릭스 마가트 감독은 구자철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2011 아시안컵에서 득점왕에 올랐던 장면만 기억해 그를 원래 포지션과 다른 곳에 배치했다. 포지션에 대한 이해를 구하지도 않아 고민이 커져만 갔다.

그러나 아우크스부르크에서 구자철은 자유로운 상황이다. 측면 미드필더로 나서지만 상황에 따라 공격형 미드필더까지 이동해 공격 템포를 조율할 수 있는 다양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특히 구자철에게 가장 맞는 중앙 미드필더 자리를 찾으면서 제주 유나이티드 시절의 편안한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루후카이 감독이 매 경기 직전 구자철에게 전술에 대한 설명을 곁들이면서 그에게 역할을 명확히 부여하는 것도 고민 없이 경기에 전념할 수 있게 해준다. 자주 서봤던 포지션과 역할이니 동료와의 호흡도 좋을 수밖에 없다. 규모가 작은 구단이다 보니 유대관계도 좋다. 최적의 환경에서 최상의 기량을 뽐내고 있는 구자철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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