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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곤 울산 감독의 특별한 전략, '골키퍼 분담제'


[최용재기자] 축구팀에서 가장 바뀌기 어려운 포지션은 바로 골키퍼다.

골키퍼는 한 번 주전으로 자리 잡으면 부상이 없는 이상 대부분 주전 자리에서 떠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팀의 마지막 보루인 골키퍼이기에, 팀에서 가장 신뢰를 받고 있는 선수이기에, 부상이나 큰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 이상 웬만하면 바뀌지 않는다.

K리그 '명가' 울산 현대의 부동의 주전 골키퍼는 김영광(29)이다. 국가대표 골키퍼 김영광은 K리그 최고의 골키퍼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다. 울산에서 골키퍼 김영광의 자리는 그 어떤 선수들보다도 굳건했다.

하지만 올 시즌 조금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리저브 골키퍼 김승규가 선발로 나서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지난 4일 '201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F조 조별리그 3차전 브리즈번 로어(호주)와의 경기에서 김승규는 올 시즌 처음으로 김영광을 제치고 선발로 나섰다.

그리고 8일 열린 광주FC와의 K리그 경기에서도 울산의 선발 골키퍼는 김영광이 아닌 김승규였다. 지난 시즌 2경기 출전이 고작인 김승규가 벌써 지난 시즌만큼 경기에 나선 것이다. 김승규는 광주전에서 깔끔한 선방으로 무실점을 기록했다. 울산의 1-0 승리에 큰 공헌을 한 김승규였다.

김승규의 2경기 연속 선발 출전. 김영광의 주전 자리가 위협받는 것일까. 울산의 골키퍼에도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일까.

김호곤 울산 감독에게 김승규가 2경기 연속 선발로 나선 배경을 물었다. 김 감독의 의도는 상대에 따라 맞는 골키퍼를 투입시키는, 이른바 '골키퍼 분담제'였다. 장신의 김승규가 김영광보다는 높이가 있는 팀을 상대하기에는 적절하다는 판단이다. 높이를 자랑하는 팀이 아니라면 울산의 주전 골키퍼는 역시나 김영광이라는 설명이다.

광주전이 끝난 후 김호곤 감독은 "지난 브리즈번 경기 때 김승규가 첫 선발로 나섰고 오늘 광주전에도 선발로 나섰다. 그동안 고민을 많이 했는데 제공권이 있는 팀을 상대할 때는 김승규를 기용할 생각이다. 상대가 장신일 때 김승규를 기용해 높이를 커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김 감독이 김승규를 선발로 내보내는 또 다른 이유도 있었다. 바로 김승규의 경기 감각을 항상 유지시켜주려는 의도다. 김승규는 올린픽대표팀 멤버다. 런던 올림픽이 다가오고 있다. 실전을 많이 뛰지 못하면 그만큼 감각이 떨어질 우려가 있어 김승규를 경기에 내보내는 것이다. 김승규를 위한, 더 크게는 올림픽대표팀을 위한 선택이다.

김 감독은 "김승규가 올림픽대표팀 주전이었는데 지금은 아니다. 소속팀에서 경기를 많이 못 뛴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경기 감각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김승규를 내보내는 것이다. 울산 골키퍼 코치가 항상 그런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다른 팀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김 감독의 골키퍼 분담제. 이것은 김영광과 김승규에게 선의의 경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좋은 경쟁은 항상 시너지효과를 내게 마련이다. 김 감독은 "김영광과 김승규가 서로 좋은 경쟁자, 좋은 동반자가 될 것"이라며 웃었다.

오는 11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1위 쟁탈전 울산과 제주의 경기. 나란히 승점 13점을 기록 중인 K리그 선두권 두 팀의 빅매치다. 이 경기에 울산의 주전 골키퍼는 김영광일까, 김승규일까.

조이뉴스24 /광주=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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