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시범경기는 그저 연습에 지나지 않았다. 박찬호(39, 한화)가 공식 데뷔전에서 퀄리티스타트 호투를 펼치며 시범경기의 부진을 말끔히 씻어냈다.
박찬호는 12일 청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국내 무대 공식 경기 데뷔전을 가졌다. 결과는 6.1이닝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 최고구속이 149㎞에 이를 정도로 위력적인 투구였고, 2실점도 구원 실패로 내준 점수이지 박찬호가 마운드에 있는 동안에는 두산이 한 점도 뽑아내지 못했다. 박찬호는 총 92개의 투구수를 기록하며 체력적으로도 합격점을 받았다.
시범경기까지만 해도 박찬호가 한국 무대에서 성공적인 활약을 펼칠 것이라는 예상은 많지 않았다. 두 차례의 시범경기에서 8.1이닝 12실점, 평균자책점이 무려 12.96에 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부진은 본 게임에 대비한 연습으로 인한 결과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출발은 다소 불안했다. 1회초 선두타자 이종욱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낸 것. 2사 후 김동주에게 또 한 번 볼넷을 내주며 1,2루의 위기가 이어졌다. 그러나 박찬호는 최준석을 4구만에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급한 불을 껐다.
2회초부터 박찬호의 완벽투가 이어졌다. 이원석과 손시헌을 연속 삼진으로 잡아낸 뒤 용덕한을 3루 뜬공으로 처리해 삼자범퇴로 2회초를 넘겼다. 이어 박찬호는 3회초에는 달랑 공 3개로 세 타자를 모두 내야땅볼 처리하며 이닝을 마치는 진풍경도 연출했다. 한 이닝 '3구 삼자범퇴'는 프로야구 역사상 36번째 기록.
4회초 2사 후 최준석에게 첫 안타가 된 좌전안타를 허용하기까지 박찬호는 3.2이닝 동안 노히트노런으로 두산 타선을 막아냈다. 5회초 역시 삼자범퇴로 가볍게 마무리한 박찬호는 6회초 선두타자 이종욱에게 안타를 내줬으나 이후 3타자를 내리 범타 처리했다. 7회초에도 마운드에 오른 박찬호는 안타 2개를 허용한 뒤 1사 1,2루 상황에서 마운드를 송신영에게 넘기고 강판했다.
아쉬운 점은 송신영이 2사 후 고영민에게 좌익수 옆으로 빠지는 2루타를 맞고 박찬호가 남겨둔 두 명의 주자를 모두 홈인시켜 박찬호의 실점이 두 점 기록된 것. 하지만 박찬호는 5-0 리드를 만들어놓고 마운드를 물러나 자신의 책임은 거의 완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코리안특급'이 호투를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가자 청주구장을 가득 메운 7천500명의 야구팬들은 내 팀 네 팀 할 것 없이 모두 일어나 박찬호의 이름을 연호했다. 그렇게 박찬호는 역사적인 한국 무대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끝마쳤다.
조이뉴스24 청주=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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