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또 다시 감독대행을 맡았지만 부담은 마음 속에서 지우기로 했다. 그래야만 난국을 돌파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지난 11일 K리그 7라운드 광주FC전을 끝으로 전격 자진사퇴한 허정무(57) 감독의 공백을 김봉길(46) 수석코치에게 감독대행을 맡겨 메우기로 했다.
13일 조동암 인천광역시 문화관광체육국 국장이 공석인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맡은 뒤 김 수석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올리면서 일단 급한 불을 껐다. 논란이 됐던 장외룡 전 감독 영입 내정설을 배제하고 김 감독대행으로 상반기까지 치르기로 했다. 물론 김 감독대행이 분위기를 잘 수습해 좋은 성적을 내면 정식 감독으로 선임될 수도 있다.
김 대행은 지난 2010년 일리야 페트코비치 전 감독이 부인의 지병을 이유로 갑자기 사임하면서 감독대행직을 수행한 바 있다. 당시 김 대행은 5연패를 기록하며 수렁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다 허 감독이 부임하면서 원래 위치로 돌아갔다.
이번에도 팀 사정상 다시 감독대행을 맡았지만 그의 표정은 밝았다 15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상주 상무와 8라운드 경기 전 만난 김 대행은 "부담은 없다. 시에서도 협조를 하기로 했고 선수들에게도 좋은 경기력을 보이자고 말했다"라며 편안함을 보였다.
구단주인 송영길 인천 시장과 만난 것도 힘을 받을 수 있게 된 요인 중 하나다. 송 시장은 "팀이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갈 수 있게 열심히 이끌어 달라"라며 강한 믿음을 표현했다. 송 시장에게 임무를 부여받은 조동암 대표이사 대행도 경기장을 찾아 선수단에게 용기를 줬다.
격려를 받았기 때문인지 김 대행도 미래를 이야기했다. 그는 "앞만 보고 가려고 한다. 선수들에게도 팀의 변화에 흔들리지 않고 가는 것이 진정한 프로라는 말을 전했다"라며 남은 시즌에 전력투구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설기현, 김남일 등 두 노장이 어린 선수들을 경험으로 리드할 것이라며 각별한 믿음도 드러냈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도 마찬가지. 김현태 골키퍼 코치는 "허정무 감독이 여러 가지 사정으로 나갔지만 너희(선수들)는 변함이 없다. 흔들리지 말고 최선을 다해 제 기량을 보여주면 된다"라고 조언했다.
주장 정인환도 "상주전은 꼭 이길 것이다. 선수들도 해보자는 마음을 먹었다. 누군가가 없다고 해서 쉽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다"라며 단합된 마음이 새로운 인천을 만들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경기는 생각처럼 쉽게 풀리지 않았다. 6라운드 강원FC전에서 퇴장당해 2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받은 김 대행은 벤치에 앉지 못하고 기자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김현태, 유동우, 명진영 코치가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렸지만 전반 31분 상주 김재성에게 실점하는 등 애를 먹었고 결국 인천은 0-1로 패했다. 4경기 무승(2무2패), 15위로 반등에 실패했다. 김 대행의 새출발은 이렇게 무겁게 시작됐다.
조이뉴스24 상주=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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