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어디에서 뭘 하는 걸까."
야구팬들은 궁금하다. 두산 베어스가 야심차게 영입한 거물 용병 투수 스캇 프록터. 그의 행방이 묘연하다. 물론 프록터는 한국에 있다. 두산 선수단과 함께 움직인다. 가끔 몸을 푸는 모습도 발견된다.
그러나 정작 경기에서 뛰는 모습은 볼 수 없다. 등판할 기회가 좀처럼 없기 때문이다. 프록터는 시즌 개막 후 지금까지 딱 한 차례 마운드를 밟았다. 개막 2차전이던 지난 8일 잠실 넥센전 등판이 그가 남긴 유일한 기록이다. 당시 그는 13-11로 팀이 앞선 9회에 등판, 5타자를 상대로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을 기록하며 한국 무대 첫 세이브를 챙겼다.
그러나 이후 감감 무소식이다. 벌써 8일이나 지났지만 투구하는 모습을 볼 수 없다. 프록터를 보기 힘든 이유가 있다. 그가 나설 상황이 좀처럼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 기간 중 두산은 5경기를 치렀다. 2승1무2패를 기록했다. 승리한 경기는 11일 청주 한화전(6-0)과 13일 사직 롯데전(6-1)이다. 점수차가 큰 탓에 마무리 투수인 프록터가 호출될 일이 없었다.
3-3 무승부를 기록한 14일 롯데전은 그나마 등판 가능성이 가장 높았었다. 두산이 8회초까지 2-0으로 앞선 상태였다. 마무리 투수가 등판해 세이브를 획득할 기회였다. 그러나 두산은 8회말 불펜의 난조로 2-3 역전을 허용했고, 9회초 한 점을 내 동점을 만든 뒤에는 서동환이 연장 12회까지 4.2이닝을 혼자 책임졌다.
두산은 마무리 불안을 지워줄 적임자로 점찍고 프록터를 영입했다.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거물이어서 그는 입단 당시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시범경기에서는 초반 불안을 씻고 코칭스태프에 믿음을 심어줬다.
그러나 정작 본 경기에선 얼굴 보기가 힘들 정도다. 16일 현재 한 차례 이상 마운드를 밟은 두산 투수는 모두 13명. 이 가운데 선발 투수를 제외한 불펜요원은 8명이다. 이들 중 등판 기록이 1번에 불과한 선수는 프록터와 '롱릴리프' 홍상삼 뿐이다.
프록터가 '개점휴업'한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정명원 투수 코치는 "마무리 투수가 등판 공백이 길어지면 투구감에 지장이 있는 건 사실이다. 불펜 투수는 자주 나와서 던져야 공도 좋아진다"면서 "사실 프록터는 지난 14일 롯데전 연장전이 등판할 적기였다. 그러나 그 때 프록터는 설사 증세를 보이는 등 잠시 몸상태가 좋지 않았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서동환이 길게 전졌고, 프록터는 등판 기회를 놓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산은 17일부터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 삼성과 잠실에서 홈 3연전을 치른다. 이 기간 중 마운드에 선 프록터를 볼 수 있을 지 모르겠다. 마무리 투수가 등판한다는 건 소속팀의 승리가 눈 앞에 다가왔다는 의미다. 두산은 프록터의 잦은 등판을 바라고 있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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