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방울뱀 축구'로 대표되는 제주 유나이티드의 박경훈 감독은 월별 목표가 확실하다. 계획했던 승점을 확보해 탄력적인 정규리그 운용에 힘을 내겠다는 의도다. 승점 10점(3승1무)을 벌겠다는 3월 목표는 2승1무1패(7점)로 절반이 조금 넘는 수확을 했다.
4월 목표는 그런 대로 잘 이뤄지고 있다. 4승1무1패(13점)를 거두는 것인데 3승1무(10점)로 순항중이다. 남은 두 경기(FC서울, 경남FC) 결과에 따라 목표 달성의 성패가 갈린다.
확실한 목표 제시는 제주를 2위에 올려놓았다. 제주는 승점 17점으로 1위 수원 삼성(19점)과는 2점차, 공동 3위 울산 현대, FC서울(14점)과는 1경기를 더 치른 상황에서 3점 차이다.
상위권에서 버티고 있는 제주지만 4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서울을 반드시 넘어서야 한다. 제주는 지난 2008년 8월 27일 1-2 패배를 시작으로 서울전 11경기에서 3무8패로 무승 징크스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2010년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서울의 벽을 넘지 못하고 준우승에 머무르는 등 꼬리를 내렸다.
제주가 서울을 넘지 못하는 데는 다양한 분석이 따른다. 타 구단과 달리 항공기를 통한 이동이 잦은데다 관중 동원력이 좋은 서울의 분위기에 밀려 주도권을 내준다는 이유다. 선수들도 심리적으로 서울 앞에만 서면 위축되는 것도 한 몫 한다. 서울 원정경기 5연패가 이를 증명한다.
21일 열리는 9라운드 서울 원정도 제주에겐 좋은 여건이 아니다. 미드필드의 핵 송진형은 원소속팀 서울전에 나설 수 없는 계약 조건으로, 중앙 수비수 홍정호는 경고 누적, 박병주는 퇴장으로 이번에 빠진다.
목표 승점 확보의 최대 고비인 만큼 박경훈 감독의 각오도 남다르다. 비슷한 전력의 울산, 포항전을 1승1무로 견뎠기에 서울전에서도 꼭 승리를 수확하겠다는 것이다. 박 감독이 제주 부임 후 서울을 한 번도 이기지 못한 아쉬움도 날려버리겠다는 개인적인 욕심도 있다.
백업 요원이 확실해 결장자들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는다. 송진형의 이탈은 베테랑 오승범이, 홍정호의 대타는 한용수로 메운다. 조직력이 워낙 좋다 보니 새로운 인물이 들어가도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다. 자일-산토스-호벨치로 이어지는 외국인 선수들의 찰떡 호흡도 서울의 데몰리션 콤비(데얀-몰리나)와 비교해 떨어지지 않는다.
박 감독은 "부임 3년차인데 서울만 이기지 못했다. 모든 에너지를 쏟아내 좋은 결과물을 만들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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