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기적같은 역전승을 일궈냈다.
롯데는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에서 6-2로 승리했다. 그런데 9회말 마무리 등판한 삼성의 '끝판대장' 오승환을 상대로 대거 6점을 얻어내 거둔 신나는 승리이자 순위 1위를 지키는 값진 승리였다.
롯데는 9회초 마지막 공격에 들어갈 때까지 삼성에게 0-2로 끌려갔다. 롯데는 8회까지 상대 선발 윤성환과 이어 마운드에 오른 장원삼, 권오준에게 눌려 5안타 무득점에 그쳤다.
삼성은 9회가 되자 리드를 지키기 위해 당연한 수순으로 오승환을 마운드에 올렸다. 그러나 시즌 초 승승장구하고 있는 롯데의 저력은 무서웠다. 힘을 모아뒀다 한꺼번에 폭발시키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 출발점은 전준우. 선두타자로 나온 전준우가 오승환을 상대로 투스크라이크 상황에서 3구째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기록했다. 한 점차로 추격한 롯데 방망이는 이 때부터 삼성이 자랑하는 철벽 마무리 오승환을 두들겼다.
홈런을 맞고 흔들리는 오승환으로부터 홍성흔이 안타를 쳤고 대주자 정훈이 나갔다. 정훈은 박종윤의 희생번트로 2루 진루에 성공했다.
오승환은 강민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한숨을 돌리는가 했다. 팀 승리와 세이브까지 남은 아웃카운트는 하나였다. 오승환은 까다로운 타자 손아섭을 고의4구로 거른 뒤 최근 타격감이 좋지 않은 황재균을 선택했다. 황재균은 앞선 세 타석에서 무안타에 그쳤다. 그러나 황재균은 원볼 원스트라이크 상황에서 오승환이 던진 3구를 받아쳐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만들었다. 정훈이 홈을 밟으면서 승부는 원점. 오승환은 이 실점으로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기세가 오른 롯데는 내친 김에 경기를 확 뒤집었다. 신본기가 7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 2사 만루를 만들며 득점 기회를 이어갔다. 이어 타석에 나온 김주찬은 오승환을 상대로 네 차례나 파울을 쳐낸 뒤 6구째를 통타,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뽑아냈다. 롯데의 4-2 리드. 순식간에 4실점한 오승환은 마운드를 내려갈 수밖에 없었다.
롯데는 바뀐 투수 안지만을 상대로 조성환이 2타점 적시타를 쳐 아예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오승환의 실점은 무려 6점으로 늘어났다.
롯데 네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이용훈이 행운의 승리투수가 됐다. 선발 쉐인 유먼은 6이닝 동안 삼진 6개를 잡으면서 2실점으로 호투했으나 타선 지원을 받지 못했다. 패전 위기에서 9회 역전극으로 패전을 면한 것은 다행이었다.
삼성 선발 윤성환은 6이닝 동안 4피안타 무실점 삼진 4개로 호투한 뒤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왔으나 믿었던 오승환이 무너지면서 올 시즌 첫 승 기회를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롯데는 이날 승리로 9승1무3패를 기록, 1위 자리를 유지했다.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지난 주말 기분좋은 2연승을 거두며 분위기 반전을 이루는가 했던 삼성은 이날 뼈아픈 역전패로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5승8패.
오승환은 세이브에 실패한 것은 물론 패전투수가 됐다. 오승환이 가장 최근 구원에 실패한 것은 지난해 5월 20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서 손시헌에게 홈런을 허용했을 때다. 오승환이 마지막으로 패전을 기록한 경기는 2009년 7월 16일 대구 두산전이었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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