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한화 이글스의 주전 경쟁이 끝나지 않았다. 복병들이 하나 둘 나타나며 기존 주전들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최근 한화의 외야는 '무한 경쟁'이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누구 하나 방심하다가는 경쟁자들의 무서운 기세에 자리를 보전할 수 없다. 이같은 구도는 '붙박이 좌익수'였던 최진행의 몰락에서 시작됐다.
개막 이후 최악의 타격부진을 보이던 최진행은 12경기에서 타율 8푼8리(34타수 3안타)의 초라한 성적을 남긴 채 지난 4월23일 2군으로 내려갔다. 좀처럼 올라오지 않는 최진행의 타격감에 한대화 감독도 더는 기다릴 수 없었다. 찬스가 번번이 5번타자 최진행의 순서에서 끊기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주전 좌익수의 2군 강등은 외야 경쟁에 불을 붙였다. 먼저 최진행을 대신해 시즌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은 김경언이 맹타를 휘두르며 최진행의 빈 자리를 메웠다. 1군 승격 첫날부터 3안타를 몰아친 김경언은 5경기에서 6할8푼8리(16타수 11안타)의 고타율을 기록 중이다. 11개의 안타 가운데 2루타가 5개, 3루타가 1개, 홈런이 1개일 정도로 장타력도 과시하고 있다.
덩달아 이양기의 방망이에도 불이 붙었다. 공교롭게도 최진행이 2군으로 내려간 시점부터다. 24일 KIA전 대타로 투입돼 3타수 3안타 4타점을 쓸어담은 이양기는 27일 넥센전에서는 상대 선발이 좌완 밴 헤켄인 점을 고려해 선발로 출전, 3타수 2안타 2득점을 기록했다. 좌투수를 상대로 타율 3할6푼4리(11타수 4안타)의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어 앞으로도 좌투수 상대로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
기존 외야 강자라 할 수 있는 강동우와 고동진도 꾸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강동우는 전 경기 출장을 이어가며 팀 내 가장 많은 76타석을 소화하고 있다. 3할1푼3리의 나쁘지 않은 타율로 톱타자 임무를 충실히 해내고 있다. 고동진 역시 3할2푼6리의 타율에 수비, 주루에서도 힘을 보태는 중이다.
반면 시즌 초반 꾸준히 출장 기회를 부여받으며 경쟁자들보다 한 발 앞서나갔던 연경흠은 주춤하고 있다. 타율이 1할대(1할6푼7리)에 머물며 최근에는 주로 대타로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새로운 경쟁 체제가 갖춰지면서 한화의 공격력도 향상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최근 한화는 시즌 초반 보여줬던 득점력 빈곤 현상에서 해방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5경기 평균 득점이 7.8점에 이른다. 경쟁이 만들어낸 긍정적 효과다.
한화로서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거포' 최진행이 컨디션을 회복해 1군에 복귀하고 나머지 외야 요원들도 지금의 컨디션을 잘 유지하는 것이다. 외야에서 펼쳐지는 무한 경쟁이 최하위에서 힘겨워 하고 있는 한화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