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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정의 아웃사이더]동국대 2연패 이끈 포수 이현석, "(유)강남이가 부럽긴 하죠"


대학 최강 동국대가 다시 정상에 올랐다. 지난 5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5회 KBO총재기 전국대학야구대회 결승에서 동국대는 건국대를 2-0으로 누르고 2년 연속 패권을 차지했다.

최근 몇 년간 알짜배기 선수들을 수급한 결과, 동국대는 올 시즌 자타가 인정하는 최강의 대학팀으로 군림하고 있다. 프로 팀 못지않은 풍부한 투수력, 큰 구멍 없는 수비력, 그리고 매서운 방망이까지 3박자를 갖춰 과연 몇개 대회를 석권할 것인가에 귀추가 쏠릴 정도였다.

그러나 뚜껑을 열고 보니 변수가 돌발했다. 바로 투수들의 부진과 부상이 그 이유였다. 4학년 위주로 꾸려갈 예정이었던 마운드에서 최병욱(우완)이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고 성공적인 재활을 했나 싶었던 194cm 장신 강병완(우완)도 실전에 투입되지 못했다. 또 사이드암 조득주, 안우주도 지난해에 비해 부진, 마운드에서 총체적 난국에 직면했다. 동국대는 춘계리그서는 동의대에게 3-4로 무릎을 꿇으며 8강에 만족해야 했다.

뜻밖의 결과에 윤재호 감독 이하 선수들은 크게 실망했다. 그러나 마음을 다잡고 총재기 대회 2연패를 새 목표로 설정했다. 각오를 새롭게 하고 대회에 임한 동국대는 디펜딩 챔피언의 위용을 과시하며 마침내 정상을 정복했다.

특히 4학년 투수들의 부상과 부진이 여전한 상황에서 이룬 우승이라는 점이 눈길을 모은다. 하해웅(4학년. 좌완)만이 제 역할을 해냈을 뿐 대부분의 경기는 3학년 사이드암 고영표가 선배들의 몫을 대신했고, 우승의 주역이 되면서 대회 MVP를 거머쥐었다.

예상치 못한 악재 속에서도 동국대가 정상에 설 수 있게 된 주요 이유 중 하나는 안방마님 이현석(2학년. 포수)의 역할이 컸다. 177cm 83kg의 우투우타 이현석은 제물포고 졸업 후 지난해 입학하자마자 동국대 안방마님 자리를 꿰찼다. 그리고 노성호(좌완. 현NC)와 배터리를 이뤄 총재기 우승을 차지했다.

올시즌엔 수비 뿐만 아니라 공격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과시한 이현석은 총재기 대회 2연패를 이끌었다. 건국대와의 결승전에서 이현석은 2회 좌중월 2루타를 치고 나가 이동훈(4학년. 좌익수)의 적시타 때 홈을 밟으며 결승점의 주인공이 됐다. 대회 성적 19타수 9안타 타율 4할7푼4리로 타격 1위에 오르는 등 방망이에서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동강대와의 경기가 고비였죠. 팀 분위기도 많이 가라앉았고. 그래도 다행히 인하대와의 준결승에서 타선이 살아나면서 우승을 예감했죠. 투수 형들이 시즌 전까진 정말 컨디션이 최고였거던요. 그래도 우승 했으니까 앞으로는 편한 마음으로 게임에 임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선배형들 프로 다 가야죠.(웃음)"

강한 어깨와 안정된 투수리드로 수비형 포수라 불린 이현석은 2009년 모교 제물포고를 26년만에 청룡기 대회 결승행으로 이끌기도 했다. 당시 이현호(좌완. 현두산)와 배터리를 이루며 괜찮은 포수로 평가받았지만 방망이 실력은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내심 기대했던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을 뿐 만 아니라 프로 지명도 받지 못해 프로행 꿈은 4년 뒤로 미뤄야 했다. 당시 청소년대표팀 포수로는 유강남(LG), 유원선(삼성), 이민욱(인하대) 이렇게 3명이 발탁되었다.

"(유)강남이가 1군 경기에서 뛰는 거 보니까 너무 부럽던데요.(웃음) 전 4라운드 이내 지명이 아니면 대학 가겠다고 일찌감치 마음을 굳혔거든요. 지금까지는 제 선택이 맞는 거 같아요."

아직 프로 지명을 받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남았지만 각 구단 스카우트들은 그의 모든 것을 수첩에 적고 플레이 하나하나를 주목하고 있다. 2년 뒤 대학 졸업반이 되었을 때 이현석의 행보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조이뉴스24 홍희정 객원기자 ayo3star@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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