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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가야할 때 못 가는 수원, 강팀일까?


[이성필기자] 올 시즌 절실하게 정규리그 우승을 노리는 수원 삼성이 토끼와 거북이 걸음을 번갈아 하고 있다.

수원은 지난 5일 대전 시티즌과의 K리그 11라운드에서 1-2로 패하며 7승2무2패, 승점 23점에 머무르며 1위 자리를 울산 현대(24점)에 내주고 2위로 미끄러졌다. 3위 제주 유나이티드, 4위 FC서울과는 불과 승점 1점 차다. 11라운드 전까지 수원은 라이벌 서울에 4점 차로 앞서며 1위를 유지했지만 한 경기 패배로 순식간에 거리가 좁혀지며 다급한 행보를 이어가게 됐다.

무엇보다 강등권 후보인 최하위 대전에 패한 것이 수원으로선 뼈아팠다. 10라운드 성남 일화전에서 에벨찡요에게 비신사적인 행위로 부상을 입혀 2경기 출전 정지를 당한 스테보의 공백이 상당했다. 라돈치치가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넣기는 했지만 종료 직전 대전의 역습에 와르르 무너지며 1-2로 패했다.

리그 개막 후 수원은 3연승을 달리다 제주에 1-2로 패했다. 그렇지만, 곧바로 네 경기에서 3승1무를 기록하며 8라운드부터 1위 자리를 확보했다.

9라운드 경남FC전에서 0-0으로 비긴 것이 첫 번째 발목 잡히기였다. 윤성효 감독은 진주종합경기장의 고르지 못한 잔디 사정에 아쉬움을 표했지만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고, 같은 날 서울과 오심 논란 속 극적으로 1-1로 비긴 제주에 승점 1점차로 쫓겼다. 다음 10라운드에서 성남을 이겼지만 이번엔 대전에 덜미를 잡히면서 도망가기에 실패했다.

윤성효 감독은 성남전 뒤 "4월 두 번의 원정(전남, 경남)에서 이겼으면 여유가 생겼을 텐데 아쉽다. 5월에 준비를 잘해서 승점차를 벌리고 싶다"라고 소원했지만 5월의 출발은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

대체로 축구전문가들은 변수가 많은 K리그에서 강팀의 조건으로 ▲3경기 이상의 연승 ▲약팀에는 반드시 이길 것 ▲비슷한 전력 간의 팀에서는 무승부 이상의 결과 ▲주전 공격수 이상의 교체 자원 구축을 제시한다.

수원은 한 수 아래의 전력인 전남, 경남, 대전전에서 2무1패를 기록하며 승점 수확에 실패했다. 반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느라 체력이 말이 아닌 울산은 4라운드에서 대구에 0-1로 일격을 당했지만 대전, 인천, 전남, 경남 등 하위권 팀에는 모두 이겼다. 제주, 서울과는 비기며 실속을 챙겼다.

서울은 수원에 패한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팀들에는 대부분 승리했다. 제주, 울산, 부산과는 비기며 선방했다. 제주도 광주에 패한 외에는 이길 경기는 다 이겼다. 수원은 승점을 벌려야 할 시점을 놓치며 스스로 경쟁팀에 추격을 허용했다. 챔피언스리그에 나가지 않아 일정에 여유가 있지만 역동적인 모습을 온전히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스테보-라돈치치 외에 대체 공격수가 보이지 않는 것도 아쉽다. 에벨톤C를 자유롭게 배치하는 유연한 전략을 보였지만 하태균, 조용태 등 대체 공격수들이 한두 경기 반짝하는데 그친 아쉬움이 너무 크다. 중원에서 공격의 연결 고리 역할을 하는 자원의 부재도 수원의 속을 태운다. 윙어는 많지만 돌파가 최선일 뿐 결정력이 아쉬운 것이다.

수원은 광주-울산-전북 등 만만치 않은 상대와의 연전으로 5월을 보낸다. 최소 2승1무는 거둬야 선두권에서 버틸 수 있다. 수원 선수단 한 관계자는 "대전전에서 받은 충격을 빨리 떨쳐내는 게 급선무다. 홈 2연전에서 승부를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전했다. 수원이 진정 강팀다운 면모를 보여줄지는 결과가 말해줄 뿐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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