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시원한 타구 한 번 날려야 하는데…"
삼성 라이온즈 채태인은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경기를 앞두고 그라운드에서 동료 선수들과 함께 몸을 풀고 있었다.
채태인은 타격 연습을 하고 있는 동료들을 위해 배팅볼 투수를 자처했다. 이날 LG 선발투수가 좌완 벤자민 주키치였기 때문에 채태인의 도움은 적절했다. 채태인은 부상 때문에 타자로 전향했지만 아마추어 시절부터 투수로 이름을 알렸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이런 채태인을 덕아웃에서 안쓰러운 눈빛으로 바라봤다. 류 감독은 "경기에 안 뛰니까 배팅볼을 던지나?"라고 반문했다.
채태인은 지난 6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서 1루 수비를 보다 김경언이 친 땅볼 타구를 잡은 뒤 느슨한 플레이로 베이스를 늦게 밟는 바람에 타자 주자를 1루에서 살려줬다.
채태인의 당시 플레이는 삼성 팬들로부터 큰 비난을 받았다. 이날 삼성이 한화에게 3-7로 졌기 때문에 비난 수위는 더 높았다.
류 감독은 이후 8일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채태인을 선발에서 제외했다. 채태인을 위한 배려였다. 선수 본인의 마음을 추스리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2군행을 지시할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류 감독은 "타구를 시원하게 쳐줬으면 한다"며 "어제(11일) 경기에서 팀이 6-2로 앞선 상황에서 대타로 타석에 내보냈는데 2루수 플라이에 그쳤다. (채)태인이가 이런 마음을 알까 모르겠다"고 말했다.
채태인은 최근 삼성이 치른 4경기에서 선발 제외된 가운데 주로 대타로 나서고 있다. 성적은 신통치 않다. 안타 없이 볼넷 2개, 뜬공 하나를 기록하고 있다.
류 감독은 "아무래도 대구 홈팬들 앞에서 시원한 타구가 나와야 할 거 같다"며 "그래야 선수 본인 기운도 올라가고 태인이에 대한 팬들의 감정도 풀릴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삼성은 LG와 이번 주말 3연전을 끝낸 뒤 오는 15일부터 17일까지 대구에서 KIA 타이거즈와 홈 3연전을 치른다.
조이뉴스24 잠실=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