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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선발' 김병현, 삼성의 '맞춤 라인업' 극복 실패


[정명의기자] 성공적인 선발 데뷔전이었다. 그러나 챙길 수도 있었던 승리를 놓친 것에서는 분명 아쉬움이 남는다.

'핵잠수함' 김병현(33, 넥센)이 국내 첫 선발 데뷔전을 치렀다. 1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한 김병현은 4.2이닝 6피안타 2볼넷 6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4-2로 앞선 4회초 투아웃까지 잡아내며 승리투수 조건을 눈앞에 뒀지만 투구수에 발목잡혀 강판하고 말았다.

경기 전 넥센 김시진 감독은 김병현의 투구수가 최대 95개를 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4회 투아웃까지 김병현이 기록한 투구수는 96개. 한 타자만 더 잡아내면 승리조건을 갖출 수 있었지만 김 감독은 과감하게 김병현을 마운드에서 내렸다. 승리보다는 김병현의 몸상태를 고려한 결정이었다.

이날 김병현의 구위는 승리투수가 되기에 충분했다. 최고 구속은 147㎞까지 기록했고 변화구의 움직임도 좋았다. 빠른공과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앞세워 삼진도 6개나 잡아냈다. 특히 50개나 던진 직구가 위력을 발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회를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간 것은 삼성이 내세운 '맞춤 라인업'을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날 삼성은 1번부터 5번 타순까지 전부 좌타자들을 포진시켰다. 우완 사이드암이 좌타자에게 약하다는 특성을 이용해 김병현을 무너뜨리려는 계획이었다.

톱타자로는 오랜만에 박한이가 나섰다. 박한이가 1번 타순에 배치된 것은 지난해 6월21일 대구 한화전 이후 332일만이다. 박석민이 맡고 있던 4번 자리에도 최형우를 복귀시켰다. 최형우는 지난 6일 대구 한화전 이후 12일만에 다시 4번 타자로 경기에 나섰다. 평소와는 차이를 보인 라인업이었다.

김병현은 이런 류중일 감독의 노림수를 극복하지 못했다. 6개의 피안타 가운데 5개를 1~5번 좌타자들에게 내줬다. 실점도 좌타자들에게 안타를 내주며 기록했다. 김병현을 상대로 삼성의 우타자가 기록한 안타는 2회초 진갑용의 우전안타가 유일하다.

김병현은 1회초 2사 후 3번 이승엽에게 3루타를 허용한 뒤 4번 최형우에게 중전 적시타를 내주며 선취점을 빼앗겼다. 5회초에도 선두타자 정형식에게 기습번트 안타를 내주며 위기를 맞았다. 이승엽을 삼진, 최형우를 1루수 땅볼로 솎아내며 위기를 넘기는가 했지만 이번에는 채태인에게 우중간 적시 2루타를 얻어맞고 두 번째 실점을 기록했다.

김병현이 내려간 뒤 구원 등판한 김상수가 추가 실점을 기록하며 김병현의 자책점은 3점이 됐다. 넥센은 삼성과 치열한 공방 끝에 박병호의 시즌 6호 솔로포, 8회말 이택근의 결승타 등으로 7-6 승리를 거두며 4연승을 달렸다. 김병현도 선발로서 무난한 활약을 하며 팀 승리에 보탬이 될 수 있었다.

김병현의 '선발 데뷔전'은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좌타자를 완벽히 제압하지 못하며 첫 승 사냥에는 실패했다. 좌타자와의 승부는 앞으로 김병현의 과제로 남게 됐다.

조이뉴스24 목동=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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