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공개 '후궁', 세 주연 전라에 거세까지 광기의 2시간

[정명화기자] 한편의 웅장하고 고혹적인 웰메이드 사극이 탄생했다.

21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에서 열린 영화 '후궁 : 제왕의 첩'(감독 김대승)이 언언론시사회를 통해 처음 공개됐다.

영화 '후궁'은 궁에서 벌어지는 애욕의 정사(情事), 광기의 정사(政事)를 그린 에로틱 궁중 사극. '번지 점프를 하다', '혈의 누'를 연출한 김대승 감독이 6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으로 격렬한 에너지가 충돌하는 광기를 에로티시즘으로 표현했다.

영화 '방자전'에 이어 수위 높은 노출 연기를 예고해 기대와 화제를 모아왔던 조여정은 왕의 여자 '화연' 역을 맡았다. 김민준은 '화연'의 연인이라는 이유로 모든 것을 빼앗기고 사랑과 복수 사이에서 갈등하는 '권유' 역을, '화연'의 사랑을 갈망해 광기에 물들어가는 왕 '성원대군' 역은 김동욱이 맡아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

파격적인 노출 수위로 공개 전부터 화제를 모아온 '후궁'은 탄탄한 연출력과 완성도를 갖췄다. 2시간여의 러닝타임 동안 등장인물들의 심리묘사와 팽팽한 연기 대결,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배우들의 변신이 긴장감 있게 있어진다. 여기에 박지영, 이경영, 조은지, 박철민 등 탄탄한 조연진들이 가세해 극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조여정은 전작에 이어 순수함 뒤에 숨겨진 팜므파탈의 본능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암투가 그치지 않는 궁중에서 살아남기 위해 두 남자를 파멸로 이끄는 '화연' 역을 맡아 청순과 비련, 요염함을 자유자재로 오간다. 호기심을 모았던 성적 묘사 역시 꽤 수준이 높다. 세 주연배우들의 전라 노출을 비롯해 조은지와 김동욱의 폭력적인 정사신, 내관이 이끄는대로 중전과 왕이 치르는 정사신 등이 수위 높게 그려진다. 노출 수위 못지 많게 표현 수위 역시 높다. 김대승 감독의 전작 '혈의 누'에서 보여지는 잔혹 장면 등이 이번 영화에서도 가감없이 묘사된다.

'권유'의 거세 장면과 그의 성기를 들춰보는 장면, 화연 아버지의 참수장면, 고문 장면 등은 '혈의 누'와 '궁녀'에서 보여진 수위를 능가하는 수준이다. 영화 '후궁'은 오랜만에 만나는 웰메이드 사극으로, 두시간 동안 긴장감 넘치는 전개와 배우들의 호연이 펼쳐진다. 색다른 미술 디자인과 모던하면서도 화려한 의상도 보는 재미를 더하며 조여정과 김민준은 한결 성숙해진 연기력으로 '후궁'을 빛내고 있다. 무엇보다 미스 캐스팅에 대한 우려를 자아냈던 김동욱은 유약하면서도 광기에 빠진, 사랑에 눈멀어 변모하는 왕의 모습을 효과적으로 연기했다.

궁에서 벌어지는 내밀한 이야기와 수위 높은 에로티시즘을 선보일 영화 '후궁'은 오는 6월6일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