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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윤의 화끈 방망이, 롯데를 깨웠다


투런홈런 포함 4타점…롯데, 두산에 8-4 승리

[김형태기자] "두산이 5할까지 추락했다가 다시 반등했지요. 원래 침체기를 겪으면 올라서게 돼 있어요.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젠 우리 차례가 됐어요. 정말이에요."

양승호 롯데 자이언츠 감독의 말이다. 25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그는 특유의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전날까지 5할 승률에 단 1승 앞선 성적(18승17패 2무)을 기록한 롯데다. 최근 10경기 4승6패로 다소 소강상태에 빠졌다. 그렇지만 이번 주말 3연전을 기점으로 치고 올라설 때가 됐다는 뜻이었다.

장기적인 결과를 예단할 순 없지만 이날 경기만 놓고 보면 양 감독의 전망은 그대로 적중했다. 롯데는 호쾌한 타격을 경기 초반부터 선보이며 두산 마운드를 두들겼다. 초반 리드를 끝까지 지켜 8-4로 승리했다. 승리의 1등 공신은 박종윤이었다.

박종윤은 이날 시즌 3호 홈런과 2루타로 '장타쇼'를 펼치며 롯데 타선을 이끌었다. 이날 기록은 4타수 2안타 4타점. 팀이 올린 8득점의 절반을 자신의 손으로 만들었다.

2회 첫타석서 2루땅볼로 물러난 박종윤은 4회 2번째 타석에서 시원한 우월 투런홈런을 때려냈다. 1사 뒤 홍성흔이 좌전안타로 출루하자 우타석에 들어선 그는 스트라이크 한 개를 골랐다. 그러고는 두산 선발 임태훈의 2구째 139㎞ 가운데 높은 직구를 그대로 잡아당겼다. 배트 중심 '스윗 스팟'에 제대로 맞은 공은 큰 포물선을 그린 뒤 우측 담장을 살짝 넘어갔다. 두산 우익수 정수빈이 점프를 해봤지만 소용 없었다. 비거리 115m짜리 홈런.

롯데는 박종윤의 이 홈런으로 2점을 선취해 경기를 수월하게 풀 수 있었다. 박종윤의 방망이는 5회에도 멈추지 않았다. 2사 뒤 전준우가 볼넷, 홍성흔이 좌전안타로 멍석을 깔자 이번에도 임태훈으로부터 좌익수 키를 넘어가는 주자일소 2루타를 뽑아냈다. 홈송구에 대비해 약간 전진배치된 두산 외야진의 작전이 독이 된 순간이었다.

4-0으로 리드한 롯데는 6회 손아섭과 조성환의 연속안타, 7회에는 황재균의 병살타와 황성용의 좌전안타로 2점씩 보태 어렵지 않게 이겼다. 9회말 두산이 대타 이성열의 투런홈런으로 팬서비스를 했지만 승부와는 무관했다.

롯데 선발 송승준은 5.1이닝 6피안타 3볼넷으로 다소 흔들렸지만 실점을 2점으로 억제해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4승(4패)째.

두산은 허리 통증으로 1군 명단에서 제외된 뒤 복귀해 첫 선발등판한 임태훈이 5이닝 6피안타 2볼넷 4실점하는 등 투수진이 제 몫을 못해 3연승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다만 이날 1군 무대에 합류한 정재훈이 8회 등판, 1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은 점은 위안이었다.

박종윤은 "5월부터 심적으로 조바심이 났었다. 편하고 강한 스윙을 하지 못했다"면서 "최근 타격감이 좋아졌다. 생각도 좋게 가져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5번타자로 나서는 점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않는다. 임태훈의 볼이 좋았지만 실투였다. 처음엔 넘어갈 지 확신하지 못했다. 방망이에 제대로 맞아 홈런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양승호 롯데 감독은 "송승준이 전경기부터 호투해주고 았다. 다음 경기가 기대된다"며 "공격이 전체적으로 잘 됐다. 특히 박종윤이 결정적인 걸 해줬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패한 김진욱 두산 감독은 "찬스를 연결해 나가는 부분에서는 조금 아쉬운 모습"이라면서도 "타자들의 타격감이 살아 있다. 내일과 모레 좋은 경기를 해보겠다"고 말했다.

조이뉴스24 잠실=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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