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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영이 말한 김기태 감독의 '벨트 춤' 추억


[한상숙기자] "어? 감독님 오신다!" 덕아웃에 앉아 대화를 나누던 LG 이진영이 갑자기 일어나 김기태 감독에게 인사를 한다. 이를 본 김 감독은 손을 번쩍 들어 이진영을 때리는 척하다 쓱 손을 내리곤 아무렇지 않은 듯 자리에 앉았다. 일동 폭소. 김 감독의 장난스러운 행동에 이진영 역시 웃음을 참지 못했다.

"실제로 감독님께 맞아본 적 있어요?"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진영은 "맞아본 적은 없고요. 감독님이 벨트 춤을 추신 적은 있어요"라고 비밀 하나를 털어놓았다.

김기태 감독과 이진영은 과거 SK서 동료로 한솥밥을 먹었다. 이진영은 2000년부터 SK서 뛰었고, 김 감독은 2002년 삼성에서 SK로 이적했다. 현역 선수로 함께 뛰던 '동료'가 이젠 팀의 수장이 됐다. 8개 구단 사령탑 중 최연소인 김기태 감독이기에 가능한 상황이다.

이진영의 기억 속 김 감독은 '무서운 선배'였다. 그는 "하루는 원정경기가 끝나고 선수단 버스로 이동 중이었는데 전화가 왔다. 아버지의 전화라 안 받을 수가 없어 작은 목소리로 '여보세요. 이따 호텔 가서 전화할게요'라고 말씀드렸는데 갑자기 감독님이 벨트를 풀었다"고 말했다.

벨트를 풀다니? 흥미로운 이진영의 설명이 계속됐다. "화가 난 감독님께서 벨트를 풀러 '이놈이!'라며 휘둘렀다. 당시 경기에서 패해 팀 분위기가 매우 안 좋았는데 눈치도 없이 전화통화를 했다고 화를 내신 것이다. '저기요, 아버지…'라며 해명했지만 틈이 없었다. 벨트가 눈앞에서 왔다갔다했다."

몸짓까지 동원해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이진영의 모습에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이어 이진영은 "분위기가 안 좋으면 전화를 자제해야 하는데"라며 뒤늦은 반성(?)을 했다.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추억을 풀어놓는 이진영을 바라보던 김 감독. 이진영이 '방졸'이었느냐는 질문에 김 감독은 "방졸도 아닌 심부름꾼이었다"고 말해 다시 한 번 덕아웃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조이뉴스24 광주=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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