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올림픽 축구대표팀의 본선 엔트리는 18명이다. 이 중 골키퍼 2명을 제외하면 16명이 필드 플레이어로 구성된다. 와일드카드는 3명까지 쓸 수 있다. 와일드카드를 몇 명 뽑느냐에 따라 최종 엔트리 경쟁률은 더욱 치솟는다.
홍명보호에서 현재까지 와일드카드 사용 가능성이 큰 포지션은 공격수, 풀백, 골키퍼로 꼽힌다. 박주영(27, 아스널), 신광훈(25, 포항 스틸러스), 정성룡(27, 수원 삼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공격수에 대한 홍명보 감독의 고민이 깊다. A대표팀에도 선발된 지동원(선덜랜드)은 지난달 31일 스페인과의 평가전에서 침묵하며 직접 스위스 현지로 날아가 관전한 홍명보 감독의 속을 쓰리게 했다.
그간 홍 감독은 김동섭(광주FC), 김현성(FC서울) 등을 3차예선, 최종예선에서 번갈아 기용하며 나름 재미를 봤다. 하지만, 이들이 올 시즌 소속팀에서 제자리를 못 잡고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경기력이 떨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자연스럽게 홍 감독의 시선은 박주영에게 쏠릴 수밖에 없다. 박주영은 병역 연기 논란으로 A대표팀에 선발되지 않았다. 대한축구협회와 최강희 감독이 선발을 염두에 둔 입장 표명을 요구했지만 박주영은 잠행을 거듭하다 모교 고려대 학보를 통해 "병역 문제와 관련해 내가 말하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라고 입장을 표명했다.
박주영은 역시 홍명보 감독이 이끌었던 지난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 와일드카드로 선발돼 한국의 3위에 힘을 보탰다. 홍 감독도 그의 플레이에 힘을 실어주는 등 나름 궁합이 맞았다. 박주영은 선배라고 권위를 내세우기보다는 조용히 자신의 경험을 전파하며 팀을 하나로 묶으려 애를 썼다.
홍 감독은 "박주영을 만나 그의 생각을 들어봐야 한다. 저와는 연락을 하고 있다"라며 박주영과 소통할 의지가 있음을 확인했다. 특히 연락이 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와일드카드 선발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A대표팀과 같은 입장을 취할 것이라고 했다. 걸림돌이 없지는 않겠지만 박주영과 소통해 올림픽대표팀에서 활용하고 싶다는 것이 현재 홍 감독의 생각이다.
하지만, 박주영의 와일드카드 선발 논란이 길어질수록 올림픽대표팀에도 득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정서가 박주영에게 여전히 부정적인 상황에서 삼고초려 하듯이 그를 대표 선발할 경우 올림픽대표보다 상위인 A대표팀의 결정이 우습게 되는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다.
기존 선수들의 살벌해진 경쟁구도도 더 냉각될 수 있다. 1일 파주 NFC에 소집된 대부분의 선수들은 와일드카드 선발을 포함한 최종 엔트리에 자신이 포함될 수 있을지 셈하느라 머리가 복잡하다는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경기력 향상에 힘써야 할 올림픽대표팀이 다른 일에 신경 쓰다가 사상 첫 메달권 진입이라는 목표를 향해 힘을 모으지 못할 수도 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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