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정성훈(32)의 홈런이 LG 트윈스를 '실책 쇼크' 속에서 구해냈다.
LG는 7일 목동구장에서 넥센 히어로즈와 시즌 11차전 경기를 치렀다. 올 시즌 넥센을 상대로 3승7패의 열세에 놓여 있던 LG는 승리가 절실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승패차 '+1'을 기록하고 있어 만약 패한다면 다시 한 번 5할 승률의 기로에 서게 되는 상황이었다.
1회말 넥센 장기영에게 솔로포를 허용하며 0-1로 끌려가던 LG는 3회초 이병규(7번)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든 뒤 4회초 이천웅의 투런포로 3-1로 역전 리드를 잡았다. 이천웅의 프로 데뷔 첫 홈런이었다. 그러나 LG의 리드는 오래가지 않았다. 5회말 동점을 허용하고 만 것이다. 수비진의 잇단 실책이 발단이었다.
5회말 선두타자 서건창의 3루타로 만들어진 1사 3루 상황. 장기영이 좌익수 앞 뜬공을 날렸다. 그러나 투런포로 팀에 리드를 안겼던 이천웅이 공을 잡아내지 못하고 뒤로 흘리고 말았다. 타구 판단이 잘못돼 스타트가 늦었던 것이 문제였다. 실책으로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평범한 뜬공이 3루타로 둔갑해 3-2로 쫓기게 된 것이다.
LG 선발 이승우는 다음타자 유한준을 3루수 땅볼로 처리한 뒤 박병호에게 볼넷을 내주며 또 다시 2사 1,3루 위기를 맞았다. 여기서 또 실책이 나왔다. 강정호의 땅볼을 유격수 오지환이 떨어뜨리며 3루 주자의 홈인을 허용한 것이다. 오지환의 실책에 편승해 넥센은 3-3 동점을 만들었다. 데뷔 첫 승을 노리던 이승우는 실점 후 한동안 고개를 들지 못했다.
힘빠지는 플레이로 동점을 허용하며 분위기는 완전히 넥센 쪽으로 넘어간 듯했다. LG 타자들은 5,6,7회 득점을 올리지 못하며 동점 상황을 이어나갔다. 7회초에는 김태군의 2루타로 2사 2루 찬스를 잡기도 했지만 이대형이 3루수 땅볼로 아웃되며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그러나 LG에는 '4번타자' 정성훈이 있었다. 정성훈은 8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바뀐 투수 오재영의 바깥쪽 직구를 그대로 밀어쳐 우측 담장을 넘기는 시즌 11호 솔로포를 터뜨렸다. LG는 정성훈의 홈런으로 4-3, 다시 리드를 잡았다.
유원상, 봉중근이라는 든든한 불펜 필승조가 있는 LG에게 리드는 한 점으로 충분했다. 7회말 2사 후 등판한 유원상이 1.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9회말 봉중근에게 마운드를 넘기자 봉중근은 1이닝 무실점으로 경기를 매조지했다. LG의 4-3 승리. 유원상은 승리투수가 되며 시즌 2승째를 거뒀고, 봉중근은 시즌 12세이브를 기록했다.
정성훈은 전날(6일) 열린 경기에서도 0-1로 뒤지던 3회초 역전 스리런포를 가동했다. 이틀 연속 대포쇼. 6일 경기에서는 아쉽게 팀이 3-5로 재역전패를 당했지만 이날은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특히 실책으로 허무하게 무너질 뻔했던 팀을 구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홈런이다.
정성훈의 홈런으로 동점의 빌미를 제공했던 이천웅과 오지환도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다음 경기를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정성훈의 홈런이 후배들도, 팀도 구해냈다.
조이뉴스24 목동=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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