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난 두산 타선, 삼성 마운드 맹폭

[김형태기자] "비록 어제 졌지만 후반에 턱 밑까지 따라갔지요. 예전과 가장 달라진 부분입니다."

김진욱 두산 베어스 감독은 17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을 앞두고 팀 타자들의 달라진 자세를 언급했다. 웬만큼 점수차가 나면 맥없이 포기하던 이전과 달리 이젠 끝까지 추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는 의미였다.

두산 타선이 달라졌다. '두점 베어스'라는 오명을 들으며 공격 각 부문 하위권에 처진 기억에서 벗어나고 있다. 전날 2-7로 끌려가던 경기를 6-8까지 쫓아간 두산은 이날도 물오른 타격감을 과시하며 삼성 마운드를 맹폭, 8-2로 이겼다. 이로써 두산은 주중 사직 롯데 3연전에 이어 주말 삼성과의 3연전서도 2승1패 위닝시리즈를 거두며 상위권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두산은 0-1로 끌려가던 3회초 2사 뒤 최주환이 우월 2루타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 손시헌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는 듯했다. 그러나 공이 삼성 포수 진갑용의 몸을 맞고 뒤로 굴러가면서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 상황이 됐고, 2사 1,3루 기회가 이어졌다.

이어 김현수가 삼성 선발 배영수를 두들겼다. 중견수 키를 완전히 넘기는 2루타로 주자 2명을 불러들여 2-1 역전.

4회에도 두산은 집중력을 과시했다. 1사 뒤 이종욱의 중전안타에 이은 고영민의 좌중간 2루타, 정수빈의 중전안타와 상대 실책으로 3점을 추가해 5-1.

6회에는 1사 뒤 2루에 이종욱을 두고 대타 윤석민이 삼성 2번째 투수 권혁으로부터 좌월 투런홈런을 작렬시켰다. 승부에 쐐기를 박는 한 방이었다.

삼성은 2회초 박석민의 우전 적시타, 4회에도 박석민의 중월 솔로포로 2점을 얻었을 뿐 두산 투수진에 막혀 무기력한 공격에 그쳤다.

불펜에서 선발로 나선 뒤 연일 호투하고 있는 두산 선발 노경은은 이날도 7이닝 3피안타 8탈삼진 2실점으로 잘 던져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3승째(2패).

삼성 선발 배영수는 4이닝 7피안타 5실점(4자책)으로 기대에 못미쳤다. 시즌 3패(5승)째.

류중일 삼성 감독은 "경기 초반 조그만 실수가 경기 흐름을 상대편에게 넘겨줬다"고 말했다.

김진욱 두산 감독은 "고참과 젊은 선수들 모두 활기찬 경기를 펼쳤다. 타자들이 적시적소에 잘 쳐줬고, 노경은이 3경기 연속 잘 던져줬다. 팀이 자리 잡혀가고 있으며 힘이 붙기 시작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