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최근 K리그 각 팀 서포터즈의 시위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지난 20일 FC서울이 FA컵 16강전에서 라이벌 수원 블루윙즈에 0-2로 패하자 서울의 팬들은 분노했다. 이들의 분노는 과격행동으로 이어졌다. 경기 후 서울 선수단 버스를 가로막고 최용수 감독과의 면담을 요청했다.
그리고 지난 23일에도 또 한 번의 서포터즈 시위가 있었다. 강원FC가 K리그 17라운드에서 수원에 1-4로 대패하자 강원의 팬들은 선수단 버스를 가로막고 감독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최근 이런 팬들의 과격행동들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K리그 '베테랑' 감독인 김호곤 울산 현대 감독이 소통을 강조했다. 24일 서울과 K리그 17라운드가 시작되기 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만난 김 감독은 감독과 구단이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야 할지, 또 팬들은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를 설명했다. 자신의 오랜 경험에서 우러나온 진심어린 조언이었다.
지난 2009년 울산 서포터즈는 울산의 성적 부진을 이유로 응원 보이콧을 선언한 적이 있다. 또 지난해에는 울산이 서산에서 홈경기를 치르자 울산 팬들의 분노가 폭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울산 구단과 팬들의 관계가 좋다. K리그, FA컵,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서 모두 좋은 분위기를 타고 있는 울산의 성적이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김 감독의 소통 의지였다. 김 감독은 팬들과 허심탄회한 대화의 자리를 자주 마련했다. 팬들의 입장을 들어보고 자신의 생각도 말하며 오해를 풀었다. 이런 김 감독의 노력이 팬들과 더욱 돈독한 관계를 만들고 있다.
김 감독은 "감독과 팬들이 만나 대화를 나누는 것은 좋은 일이다. 나는 리그 초반에 팬들과 직접 만나 이야기를 한다. 삼겹살에 소주를 먹으면서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눈다. 팬들은 나에게 너무나 고마운 존재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우리를 응원해주는 이들이다"라며 팬들에 대한 진한 애정을 전했다.
그리고 김 감독은 일부 과격한 팬들에게 충고도 던졌다. 김 감독은 "감독과 구단에 요구를 하거나 잘못된 점을 지적하는 것은 좋다.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팬들도 선을 넘어서는 안 된다. 서로가 존중을 해야 한다. 도가 지나치면 안 된다. 표현을 하더라도 모욕적인 표현들을 삼가야 한다. 선수들이 큰 상처를 받는다"며 폭력, 욕설 등의 자제를 부탁했다.
조이뉴스24 상암=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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