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아웃카운드 5개를 남겨두고 퍼펙트게임이 깨졌지만 롯데 자이언츠 투수 이용훈은 담담했다.
이용훈은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경기에서 8회 1사까지 단 한명의 타자도 1루를 밟지 못하게 하는 완벽한 투구를 했다. 그러나 8회말 1사 후 최동수에게 첫 안타를 허용, 퍼펙트게임을 놓쳤다. 이후 이용훈은 잠시 흔들리며 연속 안타를 맞고 1실점하긴 했으나 8회까지 마운드를 잘 지켰다.
그는 결국 올 시즌 들어 가장 많은 101구를 던지면서 8이닝 동안 3안타 1실점(1자책점)으로 LG 타선을 막고 시즌 7승(2패 1세이브)째를 올렸다. 경기는 롯데의 7-1 승리로 끝났다.
이용훈은 경기가 끝난 뒤 "전광판에 찍힌 0이란 숫자를 봤다"며 "솔직하게 6회가 끝나면서 퍼펙트게임에 대해 조금씩 의식했다"고 했다. 그는 "그렇지만 이런 대기록이 내 실력으로만 나오는 게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며 "동료들의 수비에서 도움을 받아야 하고 운도 따라야 하지 않겠냐"고 웃었다.
이용훈은 "최동수 선배가 초구를 노릴 거라고 짐작했다"고 말했다. 최동수는 이용훈이 던진 초구를 받아쳐 유격수 옆을 지나가는 안타를 쳤다. 이용훈은 "안타를 맞자 오히혀 홀가분했다"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그는 첫 안타를 맞고는 웃었다. 롯데 양승호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와 "안타를 맞았지만 던질 때까지 해보자'고 했고 이용훈도 이닝을 마무리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용훈이 웃은 이유는 포수 강민호와 사인이 맞지 않아서였다. 강민호는 최동수가 타석에 나오자 초구를 커브로 요구했는데 이용훈은 슬라이더를 던졌다. 내야 땅볼 등 범타를 유도하기 위해서였다.
최동수의 타구는 이용훈이 의도한 대로 유격수 쪽 땅볼로 갔는데 코스가 깊숙했고 속도도 빨라 그대로 유격수 옆으로 빠져나가 좌전안타가 됐다.
이용훈은 "그 타구를 잡기 위해서 끝까지 쫓아간 정훈이에게 정말 고맙다"고 덧붙였다. 그는 "퍼펙트게임은 안 됐지만 상대 에이스인 벤자민 주키치와 맞대결에서 팀이 이겨서 정말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용훈은 "올 시즌 들어 처음으로 한 경기 100구 이상을 던졌다"며 "LG 타자들이 컨택 능력이 좋고 발이 빠른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공 하나 하나에 집중해서 던지려고 했다"며 "오늘 경기는 구속보다 맞혀 잡는다는 생각으로 공을 던진 게 주효했다"고 얘기했다.
이용훈이 이날 경기 이전 가장 많은 투구수를 기록한 건 지난 5월 12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의 95구였다.
조이뉴스24 잠실=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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