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남자배구, 이탈리아에 졌지만 월드리그 잔류 성공

[류한준기자] 졌지만 잘 싸웠다. 박기원 감독이 이끄는 한국남자배구대표팀이 1일(한국시간) 미국 댈러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2 월드리그 C조 4주차 두 번째 경기인 이탈리아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2-3(16-25 25-20 21-25 29-27 12-15)으로 졌다.

그러나 이날 귀중한 승점 1을 얻어 한국은 남은 프랑스전 결과에 상관 없이 내년 월드리그 출전자격을 얻었다. 세르비아에서 A조 경기를 치른 일본은 쿠바에게 1-3으로 져(12패, 승점4) 월드리그 일정을 마쳤다. 한국은 1승 10패(승점 7)로 최소 14위를 확보했다.

월드리그는 16개 참가 팀 중에서 하위 두 팀(15, 16위)이 플레이오프를 치러 내년 참가 여부를 결정한다. 이번 월드리그에선 일본과 함께 D조 최하위 포르투갈(11패, 승점 0)의 플레이오프 강등이 확정됐다.

한국은 이탈리아를 상대로 1세트는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서브 범실만 8개를 기록하는 등 실책을 13개나 하면서 제대로 된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한국은 2세트 들어 송명근(경기대) 대신 최홍석(드림식스)을 투입하면서 분위기를 바꿨다. 최홍석은 오픈 공격을 연달아 성공시켰고 6-7에서 상대 공격 범실로 동점을 만들었다. 1세트와 달리 이탈리아가 이번엔 범실에 발목을 잡혔다.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한국은 3세트에서 이탈리아 주 공격수인 크리스티안 사바니를 막지 못해 고전했다. 사바니는 연달아 서브 에이스를 올리면서 한국 수비를 흔들었고 3세트에서만 8점을 올렸다.

4세트에서 한국은 사바니의 공격 범실과 최홍석, 전광인(성균관대)의 오픈 공격, 최민호(현대캐피탈)의 속공을 앞세워 20-16까지 앞서갔다. 그러나 이탈리아는 세터 드라간 트레비카의 서브 득점과 알렉산드로 페이의 후위 공격 등을 묶어 20-20 동점으로 따라붙었다.

이 때부터 한국과 이탈리아는 서로 점수를 주고 받으면서 듀스까지 넘어갔다. 한국은 27-27 상황에서 김정환(드림식스)와 최홍석의 공격이 성공해 승부를 마지막 5세트까지 끌고 갔다.

그러나 한국은 5세트에서 이탈리아의 집중력에 밀렸다. 이번 월드리그에서 이탈리아를 상대로 모두 5세트 승부를 치른 한국은 전광인의 득점과 최홍석의 서브 에이스로 추격에 나섰지만 세트 중반까지 8-12로 리드 당한 점수 차를 뒤집지는 못했다.

하지만 한국은 2, 3주차와 달리 주전 대부분이 코트에 나온 이탈리아를 상대로 서브에이스 3-8, 블로킹 7-16으로 밀렸지만 선수들이 사력을 다하며 끝까지 따라붙는 등 선전했다.

전광인이 20득점을 올렸고 김정환과 최홍석이 각각 16, 15득점을 보탰다. 이탈리아는 이반 자이체프가 20득점, 사바니가 18득점, 미칼 라스코가 16득점, 페이가 14득점을 올리는 등 주전 대부분이 고른 활약을 보였다.

한국은 2일 오전 프랑스와 월드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