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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정의 Kiss&Cry Zone]상비군제도 도입 청소년야구, '납득할 만한 결과 기대'


"이 자리에 왔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죠. 좋은 경험 하고 돌아갑니다. 이제 청룡기에 집중해야죠." 1박 2일의 짧은 일정을 마치고 귀가길에 오르는 선수들의 얼굴엔 시원섭섭함이 가득했다.

8월 말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청소년 야구선수권대회에 나설 20명의 청소년대표팀 옥석을 가리고자 지난 10일 대한야구협회는 40명의 상비군을 선발했고, 15일과 16일 이틀간 평가전을 치렀다. 현장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태극마크에 대한 열망과 기대감으로 선수들의 사기는 드높았다. 하지만 어느 정도 대표발탁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한 이틀째 오후, 여기저기에서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특히 평가전이 열린 자리엔 9개 프로구단은 물론이고 미국 메이저리그 스카우트까지 총 출동, 참가한 선수들의 기량을 체크하느라 분주했다. 생애 단 한 번의 기회일 수 있는 청소년대표로 뽑히는 마지막 관문이기도 했지만 다음달 20일 있을 신인 드래프트를 앞두고 결정적인 평가 무대가 될 수 있는 중요한 자리였기에 작은 실수 하나에도 선수들은 신경을 곤두세우며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2이닝 동안 2점이나 줬어요. (대표팀 발탁은) 힘들 거 같아요. 너무 못했어요." "타자들이 워낙 잘 받아쳐 던질 곳이 마땅치 않았어요. 점수는 주지 않았지만 구속이 너무 안 나왔어요. 제가 아직 멀었다는 걸 새삼 깨달을 수 있는 기회가 됐어요." "빗속에서 컨트롤이 잡히지 않아 연거푸 볼넷을 내주고 말았어요." 번갈아가며 마운드에 섰던 투수들은 자신의 피칭 내용에 불만을 토로하며 얼굴을 붉혔다.

총 40명의 상비군 가운데 투수 5명, 야수 3명 등 8명이 2학년이었는데 특히 심재민(개성고2. 좌완) 이수민(상원고2. 좌완) 한주성 안규현(이상 덕수고2) 이건욱(동산고2) 등은 선배들에게 기죽지 않고 안정된 제구와 구위를 선보였다. 이들 2학년 경쟁자들에 대해 3학년 투수들은 강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당장 진로가 걸려 있는 게 아니라서인지 의외로 잘 하는 거 같아요. 이번에 뽑히지 않더라도 2학년들은 내년이 있잖아요. 아마 상비군 경력이 큰 혜택이 될 겁니다."

고교 최고의 투수로 평가 받고 있는 윤형배(북일고3. 우완)는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며 다른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유심히 지켜봤다며 조심스레 대표팀 명단을 예상하기도 했다. "누가 될 지 거의 답이 나온 거 같아요. 보는 눈은 비슷비슷 하잖아요."

윤형배의 뒤를 이어 150km대 강속구를 자랑하며 초특급 투수로 평가받는 조상우(대전고3. 우완), 1학년 때부터 존재감을 보인 송주은(부산고3. 우완), 모교를 황금사자기 준우승까지 끌어올린 조지훈(덕수고3. 우완) 등 비교적 대표선발 안정권에 속해 있는 이들조차 결과를 낙관할 수 없을 것 같다며 의기소침했다.

"처음엔 정말 많이 어색했는데 하루 같이 지내면서 많이 친해졌어요. 누가 되든 간에 꼭 우승할 수 있도록 해야겠죠. 못 다한 건 청룡기에서 보여드려야죠." 오는 21일 개막하는 제67회 청룡기대회 참가를 앞두고 있는 대부분의 선수들은 곧장 팀에 복귀, 남은 대회를 잘 치르겠노라 다짐했다.

선수들 본인은 물론이고 학부모와 구단 스카우트, 협회 관계자까지 직접 현장에서 보고 평가할 수 있었던 공개 테스트 형식으로 진행된 만큼 이번 청소년대표는 최대한 투명하고 공정하게 선발할 것이라는 기대가 드높다.

국내에서 개최되는 세계선수권인 만큼 좋은 선수를 가려 최고의 성적을 내겠다는 협회의 야심찬 의지와 노력을 느낄 수 있는 평가전 현장이었다. 최종엔트리 20명의 명단은 18일 발표된다.

조이뉴스24 홍희정 객원기자 ayo3star@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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