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타율 2할9푼6리 10홈런 10도루 35타점. 출루율 3할8푼 장타율 4할8푼6리.
18일 현재 추신수(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시즌 성적이다. 그는 과연 어떤 선수인가. 과대평가됐을까 과소평가됐을까. 아니면 그냥 평범한 선수에 불과할까.
정답은 '과소평가'다. 그것도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가장 저평가됐다는 것이다. 미국 스포츠 전문 웹진 'SB네이션'은 추신수를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저평가된 선수 10명 중 1위에 올려놓았다.
이 매체는 "추신수는 2008년 이후 OPS+(조정 OPS)에서 역대 메이저리그 타자 중 11위에 올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추신수는 대단한 선수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줄 때도 그저 '괜찮은 선수' 정도로만 여겨진다"고 부연했다.
올 시즌 추신수의 OPS는 8할6푼7리. 아메리칸리그 20위 수준이다. 그러나 OPS+는 무려 141에 달한다. 리그 11위에 해당한다. 이유는 자명하다. 클리블랜드의 홈구장인 프로그레시브필드가 투수에게 유리한(타자에게 불리한) 구장이기 때문이다.
올 시즌 프로그레시브필드는 파크 팩터 득점지수 0.883을 나타냈다. 아메리칸리그 11위, 메이저리그 전체에선 다저스타디움과 함께 공동 21위 수준이다. 파크 팩터는 1.000을 기준으로 이상이면 타자에게, 이하면 투수에게 유리한 구장이란 의미다.
추신수는 타자에게 꽤나 불리한 야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면서도 상당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수준급 선수들이 출전하는 올스타전 무대에는 올해도 초청을 받지 못했다. 이런 까닭에 추신수야말로 가장 과소평가된 선수라는 분석이 나온 것이다.
올 시즌 추신수는 완연한 정상 페이스다. 리그 타격 15위, 출루율 11위에 올라 있다. 1번타자로 꾸준히 출장하면서 성적이 급상승했다. 올 시즌 추신수는 리드오프히터로 출장한 경기서 타율 3할2푼3리(229타수 74안타) 9홈런 23타점을 기록했다.
그는 "선두 타자로 나서면서 경기마다 타격 기회가 늘어났고, 초구에 직구를 상대하는 경우도 많아졌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올 시즌 이런 페이스가 이어질 경우 추신수는 18홈런과 64타점 18도루가 가능하다. 특유의 몰아치기 능력이 발휘될 경우 개인 3번째 20홈런 시즌도 노려볼 만하다.
추신수는 지난 13일로 만 30세가 됐다. 그는 "한국에선 어차피 새해가 되면 한 살을 더 먹는다. 별 신경쓰지 않는다"고 지역 언론을 통해 밝혔다. '이립(而立)'을 맞은 의미 있는 해다. 기억에 남을 시즌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OPS+(조정 OPS) 출루율과 장타율의 합인 OPS를 구장과 리그의 차이를 감안해 상대적으로 평가한 수치다. 타자에게 극히 유리한 구장과 그렇지 않은 구장에서 뛴 선수를 단순 비교할 수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만들어진 통계다. 숫자가 많을수록 평가가 높다. 리그 평균을 100으로 놓고 그 이상이면 뛰어난 타자, 이하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선수로 구분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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