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지난 시즌 정규리그 15위로 간신히 2부리그 강등을 피한 함부르크(독일)는 새 시즌을 앞두고 선수 한 명이 소중하다. 부상이라도 당한다면 재앙 중의 재앙이다.
20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2 피스컵 수원' 흐로닝언(네덜란드)전이 그랬다. 함부르크가 1-0으로 앞선 전반 19분, '함부르크의 아들'로 불리는 손흥민이 마르코 비조 골키퍼와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충돌했다. 오른쪽 팔꿈치에 머리를 가격당한 손흥민은 일시적인 뇌진탕 증세로 한동안 그라운드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고통을 이겨내고 일어나 풀타임을 소화한 손흥민은 경기 뒤 정밀 진단을 받기 위해 병원으로 향했다. 믈라덴 페트리치, 파울로 게레로 등 지난 시즌 주전 공격수들이 모두 팀을 떠난 상황에서 손흥민의 부상 우려는 팀으로서 크게 놀랄 일이다.
트로스텐 핑크 감독도 손흥민을 걱정했다. 경기를 2-1 승리로 이끈 뒤 핑크 감독은 "머리에 혹이 생겼다. 중요한 선수라 다른 부분에 이상이 있는지 확인차 병원을 보내 검사하려고 한다"라며 "별 이상이 없다면 22일 성남 일화와 결승전에 내보내겠다"라고 말했다.
손흥민의 발전을 지켜보고 있는 핑크 감독은 좀 더 강해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몸싸움이 약해서 상체를 강화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라며 최근 복싱 훈련 등이 괜한 것이 아님을 설명한 뒤 "슛도 좋지만 타이밍이 좋아져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핑크 감독은 한국 선수와 인연이 깊다. 함부르크로 오기 전 FC바젤(스위스)에서는 박주호와 북한의 박광룡을 지도했다. 풀백이 약해 고민이었던 바젤의 고민을 박주호로 털어내는 지휘 능력을 보여줬다.
핑크 감독은 "둘을 다뤄보며 느낀 것은 시간 약속이 철저하고 감독이 하라는 대로 잘한다. 이기기 위해 열심히 뛴다"라고 한국 선수들을 칭찬한 뒤 "유럽에서 성공하려면 매우 큰 의지가 있어야 한다"라고 전했다.
한편, 패한 흐로닝언의 로버트 마스칸트 감독은 "첫 실점으로 이어진 페널티킥을 너무 쉽게 내줬다. 경기 막판에는 잘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라고 결과를 아쉬워했다.
전반 27분 미첼 슈이트의 동점골에 스루 패스로 도움을 기록한 석현준에 대해서는 놀랍다는 반응이었다. 마스칸트 감독은 "패스를 이렇게 잘하는지 미처 몰랐다"라며 웃은 뒤 "동료가 볼을 뺐으면 전방의 공격수들은 받으려는 움직임을 보이라고 늘 주문했는데 매우 좋은 골 과정이었다"라고 골 장면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새 시즌 석현준이 빠르게 자리 잡기를 바란다는 마스칸트 감독은 "오전에 셀틱 경기를 봤는데 기성용이 참 잘하더라. 석현준이나 손흥민도 그처럼 노력하려는 모습을 보여준다. 좋은 기술을 습득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조이뉴스24 수원=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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