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빅보이' 이대호(30, 오릭스)의 트리플 크라운(홈런, 타점, 타율 3부문 석권) 달성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꾸준히 선두를 유지하던 홈런과 타점뿐만 아니라 타격 부문에서도 리그 2위까지 뛰어올랐기 때문이다.
이대호는 12일 지바 롯데전에서 2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총 5번 타석에 들어서 볼넷 2개와 몸에 맞는 공, 그리고 2안타로 100% 출루에 성공한 것이다. 이날 경기 이후 이대호의 시즌 타율은 3할7리까지 올랐다. 타격 순위도 2위로 뛰어올랐다.
8월 초에도 이대호는 3할9리까지 타율을 끌어올린 적이 있다. 그러나 현재 이대호의 타율이 의미를 갖는 것은 다른 선수들의 타율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홀로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타격 2위까지 오른 것은 올해 일본 진출 이후 처음이다.
최근 5경기 타율이 4할4푼4리(18타수8안타)에 이른다. 지난 8일 라쿠텐전에서는 시즌 20호 홈런도 기록했다. 이제 상대 투수들은 이대호를 피하기에 바쁘다. 5경기에서 얻어낸 사사구가 4개다. 덕분에 출루율도 퍼시픽리그 1위(0.400)가 됐다.
13일 현재 퍼시픽리그 타격 1위는 세이부의 나카지마 히로유키로 3할2푼1리를 기록 중이다. 이대호와는 1푼4리 차이. 적잖은 차이지만 남은 경기에서 충분히 뒤집어질 수 있는 격차다. 물론 이대호가 꾸준히 좋은 타격 컨디션을 유지해야 따라잡을 수 있지만 국내 활동 시절 보여준 이대호의 정교한 타격을 감안하면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대호는 마치 게임 속 캐릭터같은 기록을 보이고 있다. 홈런(20개), 타점(68개), 장타율(0.534), 그리고 출루율까지 총 4개 부문 1위를 비롯해 타격 2위, 최다 안타(110개) 3위 등 타격 전 부문 상위권에 올라 있다. 9위인 득점(43개)과 도루가 하나도 없다는 점이 현실성을 부여할 정도다.
마치 한국에서 타격 7관왕을 차지했던 2010년의 페이스가 일본에서도 재현되는 분위기다. 올 시즌이 일본 무대 데뷔 시즌이라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인 성적이다. 한국에서 이미 두 차례(2006년, 2010년)나 달성했던 이대호의 트리플 크라운이 일본에서도 실현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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