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그때는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어요"
'피겨 여왕' 김연아(22, 고려대)는 시니어 데뷔 첫 시즌인 2007년 쇼트프로그램에서 '록산느의 탱고'를 선보였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록산느의 탱고는 당시 세계 최고점인 71.95점을 안겨다주며 김연아의 존재감을 알렸다.
이후 김연아는 세계선수권대회, 동계올림픽 등을 석권하며 피겨의 전설로 우뚝 섰다. 모든 것을 다 이뤄 허탈감에 빠졌던 지난 2011~2012 시즌, 대회 참가 없이 휴식을 취해 은퇴설에 휘말렸지만 2014 소치 올림픽 참가를 선언하며 현역 연장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표현했다.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지는 오는 24~26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특설 아이스링크에서 열리는 '삼성 갤럭시SⅢ ★스마트에어컨Q 올댓스케이트 서머 2012'에서 다시 표현된다. 업그레이드된 록산느의 탱고를 선보이는 것이다. 지난 5월 공연에서 마이클 부블레의 '올 오브 미(All of Me)'와 함께 팬들을 찾아온다.
아이스쇼를 하루 앞둔 23일 공식 기자회견에 나선 김연아는 한층 여유로움을 과시했다. 이전까지의 아이스쇼가 자신의 성장을 표현하고 팬들에 대한 감사 인사였다면 이번에는 '시원한 마지막 여름 휴가'로 즐기는데 초점을 맞췄다.
김연아는 "음악이나 안무 모두 흥겹다. 즐겁게 연습했다"라며 운을 뗀 뒤 "록산느의 탱고는 2007년 이후 해보지 않았다. 당시에는 어떻게 했나 싶을 정도로 정말 힘들었던 것 같다"라고 추억했다. 5년 만에 선보이는 록산느의 탱고의 기본은 변함이 없지만 의상 등에서는 변화를 줄 예정이다.
현역 복귀를 선언한 만큼 아이스쇼에서 감을 잡는 것은 당연하다. 스핀을 연습하면서 체력을 키우고 있는 김연아는 "일단 12월에 열리는 B급 대회에 출전할 생각이다. 어떤 대회에 나설지는 생각해보지 않았다"라며 조심스러워 했다. 이어 "한 시즌을 쉬어서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 아이스쇼를 할 체력은 되지만 경기 체력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새 시즌 프로그램도 변화를 줬다. 쇼트 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으로 'Kiss of the Vampire(뱀파이어의 키스)'와 '레 미제라블(Le Miserable)'을 공개했다. 두 프로그램 모두 안무가 데이비드 윌슨이 구상했다.
김연아는 "뱀파이어는 음악만 정해졌고 안무는 아직이다. 레 미제라블은 예쁜 프로그램이다. 잘하려고 노력중이다. 음악 편집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이 곡을 쓰고 싶다는 생각은 들었다"라고 말했다.
윌슨도 "김연아는 변화를 주기 쉬운 선수다. 뱀파이어의 키스는 우연히 발견했는데 피아노 선율이 듣기 좋다. 위험하고 도발적인 이미지도 어울리리라는 생각도 들었다. 연아 팬 사이트에서도 뱀파이어에 대한 의견이 올라온 것을 보고 결정했다"라고 답했다. 또, 레미제라블에 대해서도 "연약하고 가녀리면서도 순수함을 내포한 작품이다"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도전에 대해서는 "소치 올림픽에 출전해야 선수위원에 도전할 자격이 주어진다. 지금은 나서야 할 경기에만 관심을 쏟고 목표를 위해 나갈 뿐이다. 구체적인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라고 입장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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