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FC서울에는 데몰리션 콤비가 있다. 특급 공격수 데얀과 몰리나를 부르는 말이다. 이들은 서울의 공격을 책임지며 1위 유지에 일등공신으로 자리 잡았다. 수비에서는 아디가 노련함을 앞세워 방어벽을 구축하고 있다. 아디는 풀백, 중앙 수비수, 수비형 미드필더 등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지난달에는 아시아쿼터로 일본 J리그 우라와 레즈에서 세르지오 에스쿠데로(25)를 영입했다. 스페인에서 태어나 아르헨티나 벨레스 사르스필드 유소년 팀에서 축구를 시작했다.
2001년 일본으로 건너가 J리그 가시와 레이솔과 우라와 레즈 유소년팀을 거친 뒤 2004년 우라와 유스팀(U-18)에 입단, 이듬해인 2005년 J리그에 데뷔했다. 2007년 일본으로 귀화, 2008년 일본 U-23 국가대표에 선발돼 5경기에서 1골을 넣었다.
서울 선수들은 그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의 카를로스 테베즈에 비유하는 등 친숙하게 대하고 있다.
빠른 적응도 돋보인다. 7경기에서 3골 1도움을 기록하며 서울의 공격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풀타임은 지난 18일 수원 삼성전이 전부지만 알토란같은 활약으로 서울의 균형을 잡고 있다.
그가 느끼는 한국 축구는 어떨까, 24일 경기도 구리 챔피언스파크에서 만난 에스쿠데로는 "한 주에 세 경기 치르는 일정에 수원전 패배로 힘들었지만 기죽지 않았다. 당당하게 전남 드래곤즈전에 나서 3-0으로 이겼다"라고 즐거워했다.
팀에 빠르게 녹아드는 데는 동료들의 도움이 컸다. 그는 "데얀, 아디 등 외국인 선수들과 국내 선수들이 잘해준다. 구단 관계자들도 편하게 해준다"라며 아부성(?) 발언도 잊지 않았다.
한국, 일본, 아르헨티나 축구를 모두 경험한 그는 "그라운드에서 몸을 사리지 않고 승리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는 것은 한국이나 아르헨티나 모두 비슷하다. 반면, 일본 축구는 소극적인 것 같다. 전술 위주의 플레이다"라고 평가한 뒤 "나 역시 일본보다는 한국 축구가 맞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터프한 한국 축구에서 기술이 가미된 그의 플레이에 최용수 감독은 "독특한 선수라 마음에 든다"라며 만족해했다. 그는 "일본에서 오래 뛰어 한국의 힘있는 축구가 다소 어렵지만 몸싸움을 이겨내는 것을 좋아한다. 큰 문제는 없다"라고 자신 있어 했다.
전쟁 같았던 수원과의 라이벌전을 겪어 본 느낌은 어땠을까. 에스쿠데로는 우라와의 라이벌 오미야 아르디자전과 수원전을 비교하며 "서울-수원의 겨루기는 한국 축구팬 모두가 집중하는 경기다. 일본의 우라와는 월드컵 경기장도 있는데 오미야는 그렇지 않다. 비교 자체가 힘든 것 같다"라며 서울-수원전이 훨씬 수준이 높다고 평가했다.
경기만 하면 지루할 수밖에 없을 터, 그는 "명동이나 이태원에 가봤다. 구리에서 많이 벗어날 필요가 없는 게 생필품 살 곳이 다 있다. 식당도 많고 많이 돌아다니지는 않는다"라고 웃었다.
조이뉴스24 구리=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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