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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한화? 넥센에 4점차 역전 '4연패 탈출'


[정명의기자] 한화 이글스가 한용덕 감독대행에게 사령탑 데뷔전 승리라는 값진 선물을 선사했다.

한화는 29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7-6 역전승을 거두고 4연패에서 벗어났다. 반대로 갈 길 바쁜 넥센은 잔뜩 독이 오른 독수리 부리에 역전패라는 치명상을 입고 말았다.

이날 경기는 사령탑 데뷔전을 갖는 한용덕 감독대행에게는 물론, 한화 구단 전체적으로도 매우 중요했다. 전날 한대화 감독이 전격 사퇴하며 어수선해진 팀 분위기를 빨리 수습할 길은 승리 뿐이었기 때문이다. 감독이 퇴진하고도 연패가 길어진다면 팀 분위기는 악화일로를 걸을 것이 불을 보듯 뻔했다.

경기 초반까지는 한화의 가라앉은 팀 분위기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어딘지 힘이 없어 보이던 한화 선수들은 먼저 4점을 빼앗기며 넥센에 끌려다녔다. 넥센은 2회초 강정호가 무려 74일, 49경기 만에 시즌 20호 투런포를 터뜨렸고, 5회초 한화 배터리의 폭투를 틈타 2점을 추가해 4-0으로 앞서나갔다.

올 시즌 한화가 보여준 경기 내용을 감안한다면 넥센의 승리가 굳어지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한화 선수들은 '오늘만큼은 호락호락 당할 수 없다'는 듯 힘을 내기 시작해 경기를 뒤집어버렸다. 그것도 단 한 번의 찬스를 놓치지 않고 대량 득점으로 연결시켜 만들어낸 역전이었다.

5회말 공격. 1사 후 신경현이 좌전안타로 나간 뒤 폭투로 2루까지 진루에 성공하며 불씨를 지폈다. 김경언의 3루수 내야안타로 1사 1,2루가 됐고, 오선진의 좌익선상 2루타로 한 점을 따라붙었다. 계속되는 1사 2,3루에서는 오재필이 볼넷을 골라내 만루를 만들었다.

기대했던 최진행이 투수 앞 땅볼로 투아웃째를 당하며 찬스를 무산시키는가 싶었다. 그러나 한화에는 최고의 '4번타자' 김태균이 버티고 있었다. 김태균의 2타점 중전 적시타가 터져나왔고, 한화는 3-4로 턱 밑까지 추격하는 데 성공했다.

이대수가 볼넷을 얻어내 다시 2사 만루가 됐다. 넥센 벤치는 부랴부랴 한현희를 마운드에 올렸다. 그러자 한화는 아껴놨던 카드 장성호를 대타로 내세웠다. 경기 전 한용덕 감독대행은 "그동안 장성호가 좌-우 투수를 가리지 않고 선발 출전했지만 오늘은 대타로 써먹기 위해 라인업에서 제외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 감독대행의 대타 카드는 적중했다. 장성호는 한현희를 상대로 가운데 담장을 직접 맞히는 싹쓸이 2루타를 터뜨렸다. 넥센 중견수 유한준이 높이 솟아오른 타구를 향해 전력 질주한 뒤 점프 캐치를 시도했지만, 글러브는 타구에 미치지 못했다. 한화가 6-4로 경기를 뒤집는 순간이었다. 한화는 7회말 이대수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보태 7-4를 만들었다.

넥센은 9회초 마지막 공격에서 만루 찬스를 잡은 다음 박병호의 2타점 적시타로 6-7까지 추격하는 뒷심 발휘를 해봤으나 다시 경기를 뒤집지는 못했다.

4점 차를 뒤집은 한화의 짜릿한 역전승으로 경기는 마무리됐다. 한용덕 감독대행은 지휘봉을 잡고 치른 첫 경기를 승리로 이끌며 지도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5회초 2사 후 등판해 1.2이닝을 퍼펙트로 막아낸 윤근영은 감격의 데뷔 첫 승을 기록했다. 윤근영은 지난 2005년 한화에서 데뷔해 지금껏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있었다. 윤근영과 한 감독대행이 나란히 데뷔 승을 따낸 겹경사인 셈이다.

넥센은 2-0으로 앞서던 2회초 무사 만루의 황금 찬스에서 유재신, 서건창, 김민성이 연속해서 범타로 물러나 추가점을 올리지 못한 것이 뼈아팠다. 힘겹게 4강 진출 가능성을 이어나가고 있는 넥센으로서는 충분히 이길 수 있던 경기를 역전패로 놓쳤다는 점에서 더욱 뼈아픈 한 판이었다.

한편 이날 대전구장에는 총 2천175명의 관중이 발걸음을 해 올 시즌 한화 홈 경기 최소 관중 기록을 세웠다. 올 시즌 전체를 통틀어서는 지난 8월23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KIA-LG의 경기에서 나온 2천163명이 최소 관중 기록이다.

조이뉴스24 대전=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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