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기자] 테이스티의 대룡과 소룡. 둘은 뱃속에서부터 함께였다. 비를 보고 동시에 반했고, 춤도 같이 배웠다. 가수의 꿈을 키웠고, 함께 그 꿈을 이뤘으며, 이제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쌍둥이 남성 듀오 테이스티가 데뷔 음반 '스펙트럼(SPECTRUM)'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타이틀곡 '너 나 알아'로 활동한 지 한 달. 쏟아지는 아이돌 그룹들 틈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인기에 시동을 걸었다.
◆"JYP 연습생만 6년…데뷔하던 날 가슴이 울컥"
데뷔 전날, 대룡과 소룡은 수면제 한 알을 반씩 나눠먹었다. 설레는 마음에 밤잠을 설칠 것 같았기 때문. 방송국으로 향하면서도 "드디어 이 길을 가는구나"라는 생각에 감격스러웠다. 그리고 데뷔 무대를 마치고 내려오면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형제는 "14살부터 가수를 꿈꾸던 시절을 생각하면 정말 꿈을 이뤘다. 기분도 좋고,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대룡과 소룡에게 가수의 꿈을 키워준 건 H.O.T.와 비였다. TV 속 H.O.T.를 보고 막연히 멋있다고 생각했던 두 사람은 비의 무대에서 신선한 충격을 느끼고 본격적으로 춤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 때가 14살, 그리고 5년이 흐른 후 JYP 오디션에 합격하면서 본격 연습생 생활에 돌입했다. 박진영의 컴백 무대에서 백업 댄서로 활약하며 주목받기도 했지만 연습생 생활이 마냥 평탄하지만은 않았다.
"생애 처음으로 본 오디션에 붙어서 '금방 가수가 되겠지'라고 생각했죠. 처음에는 박진영 피디님 무대에도 서고 쉽게 흘러갔는데, 1년 또 1년이 지나면서 생각보다 쉽지 않구나 생각했어요. 노래와 춤이 좋아서 정말 열심히 했는데 앞날에 대한 걱정이 되더라구요. 2PM, 2AM, 미쓰에이가 먼저 데뷔하는 걸 보면서 축하도 해줬지만 마음으로는 많이 힘들었어요."
연습생 생활만 6년. 이후 지금의 소속사인 울림엔터테인먼트에서 다시 한 번 비상을 준비했고 마침내 가수 데뷔에 성공했다.
◆"美서 비욘세-니요 안무가에게 춤 사사 받았죠"
대룡과 소룡은 화려한 댄스 실력으로 주목 받았다. 딱딱 맞아떨어지는 듯하면서도 자유로운 안무. '너 나 알아'의 퍼포먼스는 이들 형제의 작품이다.
"저희가 안무와 퍼포먼스를 다 짜고, 안무하는 형과 대표님에게 검사를 받아요. 얼마 전 '엠카'에서 보여준 마이클 잭슨 무대 안무도 저희가 다 짠 거예요. 춤 하나는 자신있습니다."
사실 두 사람이 춤에 자신을 보이는 이유가 있을 만했다. 둘은 미국 JYP에서 약 3년 동안 트레이닝을 받았다. 당시 비욘세와 니요의 안무가가 선생님이었고,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안무가와는 춤으로 친구가 됐다. 두 사람은 당시를 "춤에 미쳐 있었다"고 표현했다.
"레슨 시간에도 춤추고, 레슨이 끝나면 매일 춤추러 다녔어요. 춤추는 것 말고는 다른 생각이 안 들었어요. 브로드웨이 댄스 센터에 가면 춤추는 사람들이 있는데 거기서 대단한 친구들을 많이 만났죠. 어셔나 브리트니 스피어스 댄서를 하는 친구도 만나 함께 춤추고. 그 때 저희 춤을 보고 '유명해질거다'라고 이야기도 해줬던 기억이 나요. 얼마나 춤이 좋았는지 연습실과 그 거리를 다닌 기억밖에 없어요. 미국에 3년을 살면서 자유의 여신상이나 센트럴파크 등도 한 번 못 가봤을 정도예요."
◆"쌍둥이라 많이 의지…하늘나라 있는 엄마 위해 노래 불러"
쌍둥이라서 그런 걸까. 유쾌한 웃음, 긍정적인 마음까지 닮았다. "태어날 때부터 함께라 닮을 수밖에 없다"며 "쌍둥이라서 너무 좋다"고 말했다. 팀 불화도 생길 수 없고, 돈 때문에 싸울 일도 없단다. 무엇보다 힘들 때 서로 의지가 되는 것만큼 좋은 일이 없다.
"쌍둥이라서 팀에 불화는 절대 생길 수 없어요. 늘 티격태격 하지만 사이가 좋아서 티격태격 하는 거예요. 사소한 것으로 싸우는데 길어봤자 30분이 안 가요. 돈 문제도 있을 수 없죠. 100만원을 벌어도 나눠쓰고. 항상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좋아요. 나중에 결혼을 하게 되더라도 큰 집 지어놓고 같이 살거나 바로 옆에서 살자고 그래요."(대룡)
"신기하게도 한 사람이 안무를 짜다가 막히면 다른 한 사람이 그 부분을 짜요. 상호보완이 잘 되는 거죠. 또 같은 그룹이라 인기에 민감할 수도 있는데 저희는 그렇지 않아요. 대룡이 팬이 더 많은데 질투도 안 나더라구요. 제가 잘 되기보다 둘이 잘 되는 것이 너무 좋죠."
두 사람은 "연습생 기간이 길어지면서 포기할까도 생각했다. 그 때 서로 힘을 줬다"고 말했다. 쌍둥이 형제가 포기하지 않고 더 열심히 할 수밖에 없는 또다른 이유는 하늘나라에 계신 어머니다.
"울림으로 오기 직전 둘이 같이 포기하고 싶었던 적이 있었는데 어머니께서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그것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끝까지 해서 그 꿈을 이루면 성공하는 것이다. 서른살 이상이 되도 뒷바라지 해주겠다'고 하셨어요. 엄마를 위해 한 번 가수를 해보고 싶었어요. 그랬는데 3개월 전 교통사고로 데뷔하는 것도 못 보고 돌아가셨어요. 엄마가 비록 세상에 안 계셔도 '아들 잘 키웠네'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잘하고 싶습니다."
테이스티는 "아시아에서 최고가 되고 싶다. 듀오라고 하면 테이스티라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게 정말 잘하고 싶다. 지켜봐 달라"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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