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롯데 투수 고원준은 지난 12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경기에서 오랜만에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다.
2군 선수단이 있는 상동에 오래 머물다가 40일 만에 1군 복귀전이라 이날 등판은 의미가 있었다.
지난 시즌 그는 넥센 히어로즈에서 유니폼을 바꿔입고 롯데 마운드의 마당쇠 노릇을 톡톡이 했다. 선발, 중간계투, 마무리를 오가면서 36경기에 나와 9승 7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4.19를 기록했다. 그리고 올 시즌 롯데 마운드에서 선발의 한 축을 맡을 거라는 기대가 컸다.
하지만 고원준은 기대만큼 잘 던지지 못했다. 12일 등판 이전까지 14경기에 출전해 3승 6패 평균 자책점 4.83으로 2010년 프로 데뷔 이후 가장 좋지 않은 성적을 냈다.
구속이 떨어졌고 마음먹은 대로 공을 던지지 못했다.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지도 못했고 1군과 2군을 들락날락했다. 고원준의 부진이 계속되자 롯데 양승호 감독의 인내심도 버티지 못했다.
그런 가운데 모처럼 1군 복귀한 그는 광주구장 마운드에 올랐다. 이날 고원준은 승패를 기록하진 못했다.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4.1이닝 동안 83구를 던지면서 5피안타 2볼넷 1실점(1자책점) 4탈삼진을 기록했다. 고원준은 0-1로 뒤진 5회말 김주형과 이용규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마운드를 정대현에게 넘겼다.
추가실점 위기였지만 정대현이 급한 불을 껐다. 그리고 이날 롯데는 9회초 2사 이후 집중력을 보여 3-1로 KIA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고원준은 복귀전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불만족스럽다. 좀 더 잘 던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고원준은 이날 등판하면서 한 가지만 생각했다고 한다. 그는 "승패를 의식하진 않았다"고 했다. 경기 후 아쉬움은 남았지만 다음 기회에서 자존심을 다시 한 번 세우려 한다.
고원준은 "이닝은 상관하지 않았다"며 "공 하나 하나에 집중하려고 했다. 전력투구를 하려고 했는데 마음먹은 대로 던지진 못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3회까지 KIA 타자들에게 단 한 번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투구를 했다. 그러나 4회 들어 투구수가 늘어났다. 고원준은 "그래도 팀이 마지막에 승리를 거둬서 다행"이라며 "정대현 선배와 이어 나온 투수들이 잘 막아줬다"고 고마워했다.
양승호 감독은 이날 고원준의 투구에 대해 "예상대로 잘 던졌다"고 짧게 언급했다.
고원준의 다음 등판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로테이션상 오는 18일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SK 와이번스전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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