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포항 스틸러스 미드필더 황진성(28)의 별명은 '황카카'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에서 활약중인 정상급 미드필더 카카의 플레이와 너무나 닮아서 붙여진 별명이다.
황진성은 포항의 18세 이하(U-18) 유스팀 포철공고 출신이다. 포항이 만든 작품이라는 뜻이다. 지나 2003년 포항에서 데뷔해 한 번도 팀을 옮기지 않은 대표적인 '원클럽맨'이다.
1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 K리그에서 황진성은 1골1도움으로 포항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올 시즌에만 6골 8도움이다. 특히 지난달에만 공격포인트의 절반인 3골 5도움으로 기록하며 포항의 연승 행진 중심에 섰다.
꾸준한 플레이는 그의 장점이다. 공격형 미드필더지만 때로는 측면에 서기도 한다. 황진성 덕분에 포항은 5위지만 3위 울산 현대(56점)와의 승점을 3점으로 좁혔다.
소속팀에서의 활약은 A대표팀의 부름으로도 이어졌다. 지난달 잠비아와의 평가전에 호출, 후반 16분 하대성(FC서울)과 교체,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후 달라진 황진성이었다. 좀 더 잘해보자는 마음도 커졌다. 황선홍 감독은 "(황)진성이가 대표팀에 다녀온 뒤 훈련 집중도가 더 좋아졌다. 목표의식도 상향 된 것 같다"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수원전에서는 꼭 골을 넣겠다는 의지가 있었다. 바로 이틀 전인 13일이 아내 신유리(28) 씨의 생일이었기 때문이다. 아내에게 뭔가 의미있는 선물을 해주고 싶었던 그는 후반 3분 기어이 골을 넣으며 기쁨의 세리머니를 했다.
그런데 어딘가 허전했다. 알고 보니 아내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문구를 담은 언더셔츠를 하프타임 때 선수대기실에 벗고 온 것이다. 언더셔츠에는 '유리야 태어나줘서 고마워♥'라고 쓰여져 있었다.
15일 수원전에서 포항은 황진성의 1골1도움 맹활약에 힘입어 2-1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기자회견장으로 이 언더셔츠를 가져와 펼쳐보인 황진성은 "부인의 생일이라 메시지를 남겼는데 후반에 깜빡하고 챙겨 입지 못했다"라며 부끄럽게 부인 신 씨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다.
이내 냉정함을 찾은 황진성은 "대표팀에 갔을 때 붉은색 유니폼을 입고 뛰어 행복했다. 다시 가고 싶어서 열심히 했다. 앞으로도 대표팀에 들어갈 수 있는 선수가 되도록 열심히 하겠다"라고 말했다.
측면 날개 등에서 뛰다 원래 포지션인 공격형 미드필더로 돌아온 뒤 더 좋은 실력을 발휘 중인 황진성은 "이명주와 공격형 미드필더로 서고 있는데 잘 맞는 것 같다"라며 신나는 플레이를 앞세워 포항의 상승세에 불을 붙이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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