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지난해와 올해, SK의 화두는 '2위'다.
공동 3위인 두산, 롯데와 어느덧 2.5경기 차로 벌어졌다. SK가 22일 두산과의 맞대결에서 5-1 승리를 거두며 상대 연승을 저지했고, 롯데는 이날도 삼성에 패해 시즌 막판 충격의 7연패를 당하며 스스로 무너졌다. 22일 경기 포함 8연전을 치르고 있는 SK의 선전 여부에 따라 2위 주인공이 갈릴 가능성이 크다.
어차피 1위는 삼성으로 굳어진 가운데 2위 사수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SK에게는 더욱 그렇다. 이만수 감독은 "롯데와 두산이 언제 올라올지 모른다. 긴장을 늦추면 안 될 것 같다"며 "2위 경쟁은 10월까지 갈 것이다. 작년에도 마지막까지 2위 다툼을 했고, 져서 3위가 됐다"고 1년 전 기억을 떠올렸다.
SK는 지난해 막판까지 순위 경쟁을 벌이다 결국 3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롯데에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내준 뒤 시즌 마지막 3연전에서 4위 KIA를 만났다. 3경기를 모두 내준다면 SK가 4위로 떨어지는 상황이었다. 어차피 준PO부터 시작하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3위는 홈에서 1, 2차전을 치르고 만약 5차전까지 가면 1경기를 더 홈에서 치른다는 이점이 있다. 이 감독은 당시 광주 3연전을 앞두고 "이번 원정 올 때 3일치 짐밖에 싸오지 않았다"며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이후 SK는 첫 경기를 내준 뒤 2연승을 거두며 3위 수성에 성공했다.
그리고 SK는 준PO와 PO에서 KIA와 롯데를 잇따라 만나 총 9경기의 혈전을 치르고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다. 힘을 소진한 탓에 삼성에 일방적으로 밀리며 1승 4패로 졌다. 이 감독은 "준PO부터 올라가는 바람에 한국시리즈에서 아주 힘들었다. 이번에는 2위를 지키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데, 두산과 롯데도 같지 않겠나. (순위 싸움이) 마지막까지 빡빡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2위 경쟁과 더불어 포스트시즌 대비도 소홀히 할 수 없다. SK는 일단 마운드에 변화를 줬다. 엄정욱이 23일 1군 엔트리에 합류하고, 선수단과 동행 중인 마리오는 상태를 점검한 뒤 수일 내 불펜에 투입된다. 지난 7일 KIA전 이후 휴식 중인 김광현은 이번 8연전 중 등판할 예정이다. 모두 부상 이력이 있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몸 상태 파악과 그에 맞는 적절한 활용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이 감독은 "이제 체력이 떨어질 때인데, 이럴 때 부상 위험이 크다. 그게 가장 걱정된다"고 말했다.
역시 지난해의 경험이 좋은 거울이 됐다. 작년 SK는 줄곧 선두를 달리다 이만수 감독대행 체제로 바뀌며 4위까지 추락했다. 팀을 추슬러 막판 선두권 싸움에 나섰지만 이번에는 부상 선수들이 속출했다.
김광현은 투구 밸런스 이상으로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몸 상태를 점검받다 9월 말에야 합류했고, 외국인 투수 글로버도 팔꿈치 부상을 당했다. 선발 빈자리의 부담이 불펜에 가중됐다. 외야수 조동화는 왼 무릎 인대 파열로 시즌을 접었고, 김강민과 박재상은 각각 왼 무릎, 종아리 부상으로 고생하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돌아왔다. 이밖에 정상호, 최정, 정근우 등도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려 몸이 성치 않았다.
마지막까지 주전 선수들이 대거 자리를 비우면서 힘겨운 싸움을 벌였다. SK는 플레이오프 직행을 위해 총력전을 펼쳤지만, 2위 탈환은 끝내 이뤄내지 못했다.
올 시즌도 SK는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을 반복하며 이 감독의 속을 태웠다. 이 감독은 무릎 부상에서 회복해 21일 경기 전 러닝을 하는 마리오를 보고 "두 달 만에 뛰는 모습 처음 보네. 참…"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일찍 2위를 확보해 올해는 피 말리는 막판 순위 싸움을 반복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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