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삼성 라이온즈는 올 시즌에도 든든한 마운드 높이를 자랑했다. 1일 잠실 LG전 승리로 삼성은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직행을 확정지었는데,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는 데는 역시 투수력의 힘이 컸다.
시즌 개막 당시 삼성은 선발 로테이션을 구성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마땅한 선발감이 없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너무 선발 자원이 넘쳐났기 때문이다. 외국인선수 미치 탈보트와 브라이언 고든 외에 좌완 장원삼과 차우찬, 여기에 배영수와 윤성환, 그리고 영건으로 꼽히는 정인욱까지. 다른 팀이 보면 부러워할 정도의 선발요원들이었다.
그런데 시즌이 시작되면서 차우찬이 부진에 빠져 2군으로 내려갔다. 한국무대 2년차 시즌을 맞는 고든은 6이닝 이상 던질 경우 구위가 급격하게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어 선발 로테이션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도 들렸다.
그러나 고든(11승 3패 평균 자책점 3.94)은 15경기 연속 무패행진과 8연승을 거두는 등 확실하게 선발 한 자리를 꿰찼고 차우찬의 부진은 장원삼의 분발로 크게 눈에 띄지 않을 정도였다. 장원삼은 16승(6패)으로 다승 부문 1위에 올라 탈보트(14승 3패 평균 자책점 3.97)와 함께 최강 원투펀치의 위력을 보여줬다.
여기에 돌아온 에이스 배영수(11승 8패 평균 자책점 3.38)와 두 자릿수 승수는 이루지 못했지만 8승 6패 평균자책점 2.94로 제몫을 한 윤성환까지 로테이션에 빈틈이 없었다.
뿐만 아니라 선발과 '끝판대장' 오승환 사이에 징검다리 역할을 해준 중간계투진의 위력은 여전했다.
정현욱이 53경기에 나와 2승 5패 3홀드 평균 자책점 3.06으로 기대에 비해 다소 부진했지만 55경기에 나와 1승 2패 27홀드 평균 자책점 1.73을 기록한 안지만과 불펜투수들 중에서 올 시즌 가장 많은 경기(64경기)에 나온 권혁은 2승 3패 18홀드 평균자책점 3.10으로 제몫을 했다. 권오준도 46경기에 출전해 1승 3패 10홀드 평균자책점 2.95를 기록했다.
2년차 투수 심창민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었다. 36경기에 출전해 2승 2패 5홀드 평균자책점 1.88로 깨소금같은 노릇을 했다. 그는 정현욱, 권오준 등 베테랑 중간계투들의 체력적인 부담감을 덜어주는 데 큰 도움을 줬다.
삼성은 선발과 마무리, 그리고 든든한 중간계투가 완벽하게 균형을 이룬 덕에 팀 평균자책점 부문에서 3.44로 1위에 올라 있다. 전체 불펜투수 평균 자책점에서도 2.68을 기록, 8개 구단 중 가장 좋다. 지키는 야구의 위력은 올 시즌 지금까지 19차례밖에 역전패를 당하지 않았다는 부분에서도 잘 나타난다.
김사율(롯데 자이언츠)과 함께 34세이브로 구원부문 공동 1위에 올라 있는 오승환은 여전히 철벽 마무리다. 삼성은 블론세이브 숫자에서도 8개 구단 중 유일하게 한 자리(5개)에 머물고 있는데 전적으로 오승환 덕이라고 할 수 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