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림기자] 영화 '위험한 관계'로 스크린에 돌아온 배우 장동건이 함께 호흡을 맞춘 중국 배우 장백지와 장쯔이에 대해 입을 열었다.
2일 오후 2시 서울 삼청동에서 만난 장동건은 '위험한 관계'가 중국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에 대해 "그저께 중국에 다녀왔는데 중국 관객들 좋아하는 것 같아 좋다"며 "상영관수가 상대적으로 적었는데 1위를 차지했더라. 입소문도 좋은 것 같다"며 웃었다.
'위험한 관계'는 남편을 잃은 단아하고 정숙한 여성 뚜펀위(장쯔이 분)와 관능적인 팜므파탈 모지에위(장백지 분), 셰이판(장동건 분)의 삼각관계를 그린다. 1931년, '동양의 파리'라고 불린 화려한 상하이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 셰이판은 자선파티 현장에서 본 뚜펀위를 대상으로 모지에위와 위험한 게임을 시작한다. 모지에위는 돈과 권력, 미모를 겸비한 사교계 최고의 권력가. 이와 반대로 내기의 대상이 된 뚜펀위는 단아하고 정숙한 매력을 뽐낸다.
"장백지와는 '무극'을 통해 연기를 함께 해봤죠. 같은 여배우와 두 작품을 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한국 배우들 중에도 그런 경우가 없었는데 신기한 인연이죠. 그 친구(장백지)의 경우, 그간 많은 일들이 있었고 아이도 생기고 하다 보니 예전에 봤을 때보다 많이 깊어지고 인간적으로 성숙해졌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장백지가 미모와 카리스마를 겸비한 팜므파탈로 분했다면, 장쯔이는 극중 셰이판에게 서서히 마음을 열다 결국 상처를 받게 되는 지고지순한 여인 뚜펀위를 연기했다. 장동건은 장쯔이를 언급하며 "현장에서 요만한 것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는 완벽주의자"라고 말했다. 이어 "치열하게 연기하는 모습을 보며 괜히 세계적 배우가 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마이웨이'와 '무극', '2009 로스트메모리즈' 등 아시아 합작 영화에 유독 자주 출연한 그는 "합작은 결과를 떠나 그 과정에 재미와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특히 중국은 정서적으로나 감정적으로 (한국과) 이질감이 별로 없어 영화나 드라마를 공유할 수 있는 나라"라고 말했다.
'위험한 관계'는 쇼데를로 드 라클로의 1782년작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 원작은 총 6번이나 리메이크됐을 정도로 흡인력있는 스토리를 자랑한다. 장동건은 "선입견을 가지게 될까봐 촬영 시작 전에 (원작이 같은) 다른 영화들을 보지 않다가 캐릭터가 잡히고 나서 다 찾아봤다"며 "존 말코비치가 주연한 '위험한 관계'가 가장 완성도 있게 느껴져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스캔들' 역시 사극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고 덧붙였다.
'위험한 관계' 속 셰이판에 해당하는 남자 캐릭터는 그간 존 말코비치를 비롯, 콜린 퍼스와 라이언 필립 등 유명 배우들이 맡아 화제를 모았다.
"처음에 캐릭터를 만들 때 전작들의 남자주인공과 뭘 다르게 가져갈지 고민했는데 감독과 저는 셰이판 역에 대해 다르게 생각하고 있었어요. 저는 조금 더 음산하고 마성이 느껴지는, 카리스마있는 인물로 생각했고 감독은 유쾌하고 유머가 가미된 인물로 생각했죠. 저도 감독의 이야기에 동의해서 캐릭터를 만들었어요. 당대 명배우들이 했던 역할이라 (같은 원작의 영화들을) 보고 나니 부담이 생기겠더라고요. 중국에서 제작발표회 당시 기자들에게 들었는데 故장국영 역시 이 역을 하고 싶어했대요."
처음으로 함께 작업한 멜로 거장 허진호 감독에 대해선 "(허 감독의) 작업 스타일에 대해 워낙 많이 들었기 때문에 힘들 것이라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고 입을 열었다. 허진호 감독은 현장에서 대사를 새롭게 바꾸거나 배우와 캐릭터에 대해 토론하는 것을 즐기는 "열린" 감독이다. 장동건은 "처음엔 그동안 작업하던 것과 달라 낯섦이 있었는데 적응되고 나니 함께 영화를 만들어나간다는 느낌에 현장에 가는 것이 무척 좋았다"고 회고했다.
한편 '위험한 관계'의 주연배우와 허진호 감독은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해 갈라프레젠테이션 레드 카펫, 관객과의 대화, 오픈 토크 등 다양한 행사에서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제65회 칸국제영화제, 제37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도 공식 초청됐으며, 오는 10월11일 국내 개봉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사진 최규한기자 dreamerz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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